#64. 모스크바(11) - 볼쇼이 극장 ② / 티켓 예매, 오페라 관람하기 볼쇼이 극장에서 어떤 공연을 볼 지 엄청 고민했다. 첫 번째, 어떤 공연을 볼 것인가, 두 번째, 공연을 보긴 하는데, 드레스 코드를 어떻게 해결할까. 볼쇼이 극장의 드레스 코드는 깐깐하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정장 차림이 아니면 퇴짜맞으려나 싶었다. 아예 홈페이지에서 드레스 코드를 명시하고 있지만 경험상 큰 걱정할 필요는 없다. 요즘은 이전에 비하면 많이 느슨해졌다. 일을 끝내고 바로 오는 경우도 있는지라 격식을 크게 차리지 않아도 제지하지는 않는다. 실제로 퇴근하고 청바지에 맨투맨 혹은 드레스 셔츠 차림으로 오는 사람도 여럿 있었다. 다만 유의사항으로 내 옆에 격식을 차려 턱시도나 드레스 등의 격식을 갖춘 복장을 입은 이가 앉을 수 있음을 인지하라는 내용이 있긴 하다. 단, 여름에 반바지를 입고 오는 .. #63. 모스크바(10) - 볼쇼이 극장 ① / 볼쇼이 극장 투어 4년 전, 대학 4학년 마지막 학기를 다니며 '영화와 공연예술의 이해'라는 과목을 수강했다. 교양 학점이 아직 3학점 남았던 때인데다 이 3학점 때문에 졸업하지 못하면 학사사관 입대를 할 수 없었기에, 이 과목만큼은 성공해야 된다며 수강신청에 목을 매던 내 모습이 생각난다. 명강의로 소문이 자자해 경쟁도 심했다. 이 때 볼쇼이 극장에 꼭 가보라던 선생님의 말씀도 기억났다. 볼쇼이 극장만 보고 오기에는 아쉬운지라 큰 마음 먹고 오페라를, 그것도 앞 쪽 자리(앞에서 셋 째 줄)로 예매했다! 그래서 오전에는 볼쇼이 극장 투어, 오후에는 오페라 관람을 했다. 볼쇼이 극장에 가려면 모스크바 지하철 2호선(자모스크보레츠카야 선)의 테아트랄나야(Театральная) 역에 내리면 된다. 1호선은 오호트니 랴트(Охо.. #62. 모스크바(9) - 비 오는 아르바트 거리, 그리고 빅토르 쪼이 러시아 도시를 돌다 보니 도시마다 '아르바트'라는 이름을 가진 거리가 있다. 블라디보스토크에도 모스크바의 거리에 비해 규모가 작긴 하나 아르바트 거리가 있다. 물론 원조는 여기, 모스크바의 아르바트일...까? 하필 또 아르바트 거리를 가려 마음을 먹은 날 비가 왔다. 무기 박물관에 가기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아르바트 거리에 다녀오려 했던 건데, 이 무슨... 아무리 가을장마라지만 이 쯤 되면 내가 비를 몰고 다니나? 아르바트 거리로 가려면 모스크바 지하철 1, 3, 4, 9호선을 이용하면 된다. 각 호선마다 역명이 다르니 주의! 1호선은 비블리오테카 이메니 레니나(Библиотека имени Ленина, 레닌 도서관) 역, 3호선은 아르바츠카야(Арба́тская) 역, 4호선은 알렉산드롭스키 사드(.. #61. 모스크바(8) - 콜로멘스코예 거닐기, 넓어서 버틸 수가 없다! 날씨가 나아질 기미가 도저히 보이질 않아 콜로멘스코예에 다녀올 수 있을까 엄청 고민했다. (강풍에 비까지 내리니 우산으로 감당이 안 될 때가 종종 있었다. 아예 숙소에서 안 나온 날도 하루 있었다.) 그러나 여기까지 와서 안 가보면 후회할 것 같아 길을 나섰다. 콜로멘스코예는 제정 러시아 시기 짜르의 영지로, 별장으로 활용되던 곳이다. 콜로멘스코예라 불리는 이 영지에는 예수 승천 교회, 카잔 성모 교회, 알렉세이 미하일로비치의 여름 궁전이 있다. (카잔 성모 교회는 시간 때문에 가보질 못 했으니, 모스크바에 한 번 더 가면 그 때 보는 걸로.) 콜로멘스코예 방문 시 경로는 두 가지가 있다. 영지 규모가 상당히 넓으니 동선 짤 때 유의할 것! 내 경험상 모스크바 지하철 2호선 카쉬르스카야 역에서 오는 방법.. #60. 모스크바(7) - 러시아 미술품의 보고, 트레챠코프 미술관 러시아에는 대규모 미술관이 여럿 있다. 당장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에르미타주가 버티고 있고, 에르미타주의 분관이 비보르크, 암스테르담에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블라디보스토크에도 분관을 연다는 소식도 들린다. 다만, 트레챠코프 미술관은 에르미타주와 다루는 작품이 다르다. 에르미타주에는 로마노프 왕조의 수집품이 주로 전시되어 있다는 것도 포함해서, 에르미타주는 주로 서유럽의 명작들을 전시하고 있다면, 이 트레챠코프 미술관에는 주로 러시아의 명작을 전시하고 있다. 애초에 트레챠코프 미술관은 제정 러시아의 부호였던 파벨 미하일로비치 트레챠코프가 러시아 미술품을 선보일 공간이 필요하다 판단해 만들었다고 전한다. 그래서 자칫 그냥 간다면 우리가 모르는 작가들의 작품이 있을 수 있었다. 트레챠코프 미술관은 모스크바 .. #59. 모스크바(6) - 짜리찌노 궁전 ② / 짜리찌노 궁전에서 만난 식물원 짜리찌노 궁전에는 궁전 말고도 궁전 뒷쪽에 식물원 건물 3동이 있다. 여기는 통합권을 구매하면 들어갈 수 있다. 내부는 뭔가 다른 게 있는 건 아니고, 식물을 종별로 보존하고 있다. 건물별로 어떤 곳은 열매종류를, 어떤 곳은 활엽수 계열 식물을, 각 건물별로 특성이 있는 것 같다. 어디에 뭐가 있는지 기억이 정확히 나지 않으니, 찍은 것들 위주로 나열해둬야겠다. 식물원도 다 보고 나오는 길, 비도 좀 잦아들었고, 여전히 사람들은 많다. 비는 잦아들었지만 바람은 여전히 거세다. 아직 가을 장마니까. 모스크바를 돌아볼 여유가 충분하다면, 하루는 짜리찌노 궁전을 잡고 여유로이 둘러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솔직한 심정으로, 나는 여름이 오면 모스크바에 한 번 더 오고 싶다. 2019. 10. 29 Writte.. #58. 모스크바(5) - 짜리찌노 궁전 ① / 예카테리나의 입맛대로 모스크바에는 붉은 광장과 크례믈 궁이 유명하지만, 모스크바 교외의 짜리찌노 궁전도 유명하다. 제정 러시아 시기, 예카테리나 2세는 건축가 바실리 바줴노프에게 명해 모스크바 교외에 짜리찌노 궁전을 짓도록 했으나, 궁전의 만듦새가 만족스럽지 않자 건축 중인 궁전을 허물게 했다. 이후 다른 건축가인 마트베이 카자코프에 의해 다시 지어지기 시작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예카테리나 2세가 죽자 짜리찌노 궁전에 대한 러시아 황실의 관심도 없어져 짜리찌노 궁전은 폐허로 남았다. 폐허로 남은 짜리찌노 궁전이 지금의 모습을 갖춘 시기는 2000년대 복원사업이 진행된 이후이며, 복원 이후에는 모스크바 시민들의 공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짜리찌노 궁전으로 오려면 모스크바 지하철 2호선(자모스크보레츠카야 선)을 타고 짜리찌노.. #57. 모스크바(4) - 참새언덕과 모스크바 국립대학 두 장소는 서로 연관이 없을 것 같다. 그나마 연관이 있는 점이라면 서로 가깝다는 것? 원래 콜로멘스코예로 가려 했지만 문을 닫아서 바로 모스크바 국립대학과 참새언덕을 가기로 마음을 바꿨다. 먼저 향한 곳은 모스크바 국립대학. 모스크바 국립대학 건물은 그 유명한 '스탈린의 7자매' 중 하나. 멀리서 봐도 눈에 확 띄면서 한편으론 칙칙한, 소련 건축의 정수를 보여주는 건물이다. 향간에는 스탈린이 뉴욕의 마천루를 본 뒤 '우리 나라의 하늘은 왜이리 허전하냐!'라는 일갈을 하자, 저런 대형 건물이 지어졌다는 설이 있다. 이 설이 사실인지는 모르겠으나, 분명 냉전 시기 지어진 것은 사실이다. 미국에 대해 사소한 것에도 질 수 없었던 냉전 시기의 묘한 경쟁심리가 만든 결과물. 모스크바 국립대학은 원래 제정 러시아.. 이전 1 ··· 4 5 6 7 8 9 10 ··· 16 다음 목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