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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3. 8. #1. 먼지 쌓인 공간 정리하기 먼지 쌓인 공간. 바로 이 글판이다. 문득 여길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번뜩했다. 회사 사무실에서 일하던 올 연초 어느 날, 잠시 바쁜 와중에도 잡담할 틈이 생겨 부장님, 동료 직원분들 입에 휴가나 취미, 주식에 별별 이야기가 오갔다. 취미 얘기가 나오니 자연스럽게 여행 얘기를 꺼내게 됐다. 문득 부장님께서 한 마디 툭 던지신 게 내 머리를 건드리고 지나갔다. #2. Y 대리, 그걸 그냥 놔두지 말고 글을 써보는 게 어때? 부장님께서는 무심하게 한 마디 던지셨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는 이 말을 듣고서 얼굴이 붉어졌다. 아니, 할 말이 없었다는 게 맞을지도 모른다. 사실, 나 자신에게 몇 번을 자문해도 비참한 변명만이 맴돌았다. 내 품을 조금만 더 들이면 되는데, 하루..
#4. 양안의 최전선, 진먼다오(金門島) 여행 이야기를 하는 것도 좋지만, 진먼다오에 대한 소개글이 약간 필요할 것 같긴 해서, 짧게 소개글을 먼저 써본다.진먼다오(금문도)는 중국 본토로부터 불과 10여km 떨어진 섬으로, 대만의 실효 지배를 받고 있는 섬이다. 실제로 1958년 8월에는 중공에 의한 포격전이 벌어지는 등 양안관계의 최전선에 위치한 탓에, 1949년 선포된 대만 계엄령과는 별개로 전해인 1948년에 이미 군정 및 계엄령이 실시되어왔다. 이 때문에 대만 본토에서는 1991년 동원감란시기임시조관의 폐지로 계엄령이 해제되었음에도 이듬해인 1992년까지 계엄령이 지속되었다.  위 지도를 보게 되면, 붉은 원 안이 진먼다오 지역인데, 진먼다오의 도상 동, 서, 북쪽으로 보이는 큰 섬들과 영토들은 모두 중국 본토이다. 위 두 섬(과 부속도..
#3. 바람이 불어도 배는 뜬다 전날 시간이 틀어지는 바람에 배는 놓쳤지만, 두 발 뻗고 잘 곳이 있었음에 감사하며 샤먼을 떴다.다행히 비는 멎었고, 흐리긴 했지만 배편이 지연 혹은 취소되었단 이야긴 없었다. 그저 날아간 배표 값이 아까울 뿐.  택시를 타고 우통 항에 도착해서 수속을 밟는데, 내 수속이 은근히 오래 걸렸다.다들 대만 국적이거나 중국 국적을 갖고 있다 보니 한국 여권이 낯설었는지, 여기저기 확인해보다 유효한 중국 비자가 있어 돌아오는데 문제가 없다니 그제서야 승선권과 여권을 준다. 출경심사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30분 남짓 남았을 때 승선을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배에 타는 사람이 많았다. 자칫 배표가 없었으면 어땠을까 싶지만서도 막상 잔여 표 현황에는 8장 이상 남아있댔으니 안심하긴 했다. 설마 잔여 현황을 갖..
#2. 불확실성 앞에서 이번 여행은 고난이 참 많기도 많았다.여권을 잃어버린다던가, 휴대전화를 잃어버린다던가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어쨌든 고난은 고난이다.예정된 대로 풀리지 않으면 일단 마음 한 켠이 불편해지니까.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앞에서 짜증만 내고 있는 건 하수의 생각일 뿐이다.뒷수습을 하든 뭘 하든 움직여서 목전의 상황을 극복하는 것 또한 역량이니까. 우선, 한국에서 진먼 섬을 방문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1. 한국 - 타이베이 / 타이중 / 가오슝 - 진먼 (타이완 섬 경유, 항공편 이용)2. 한국 - 중국 샤먼 - 진먼 (중국 대륙 경유, 중국에서 진먼 섬 방문 시 선박 이용) 아무리 양안관계가 날이 갈수록 충돌이 격화된다곤 하지만 그것이 민간 교류의 단절을 의미하지는 않는다.양안의 교류가 끊어진다는 것은 곧..
#1. 기록을 남기는 것 여행을 다녀오고 나면 현생에 쫓기다시피 하면서 다녀온 것에 대한 기록을 소홀하게 된다.이번 여행도 기록은 해뒀건만, 다시 정리하기에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평소 직장의 힘듦을 앞세워선 밍기적밍기적, 게으른 나만 남아있었다.다행히 지금은 연수 시험도 끝나고, 상반기에 비해 일도 좀 널널해졌고, 어찌 보면 여유로워진 감이 없잖았다.이에, 꺾어둔 붓을 다시 든다. 문득 돌아보니, 대만에 첫 발을 내딛은 때가 2015년 1월이었다.그 후론 타이베이만 세 차례, 타이중에 한 차례 해서 4번을 다녀왔다.대만 여행의 트렌드는 그 후로도 크게 달라진 것 같지 않다.한국인을 비롯, 외지인이 타이완을 찾는다고 하면 으레 타이베이나 타이중, 가오슝을 많이 가는 것 같다.여기서 조금 확장되면 컨딩이나 타이둥이 나오긴 하지만, ..
산울림 - 그대 떠나는 날 비가 오는가? 이 곡이 수록된 산울림 11집(1986)은 산울림의 이름을 썼을 뿐, 실질적으론 김창완씨의 독집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10집까지 형제들과 함께하고 다시 혼자 남았지만, 산울림의 음악적 지주 역할 덕인지 11집 역시 준수하다. 단 한 곡, '옷 젖는 건 괜찮아'를 동생인 김창훈씨가 작곡해준 것을 빼면 11집은 모두 김창완씨의 곡으로 채워져 있다. 오늘 간만에 비도 내리니, '비'가 들어간 노래를 여러 곡 듣다 제일 많이 들었던 노래인 이 곡을 여기 올린다. 가사를 죽 훑어보면, 1절보다도 2절에 눈이 간다. "과거는 내게로 돌아서 향기를 뿌리고 있네..." "추억은 지난 이야기 아니오, 두고두고 그 모습이 새로우니..." 추억은 내 뒤에 머물면서 그 향기를 풍기지만, 그 기억과 추억은 진정 내게 아름다운 ..
더 이상 여행기를 쓸 수가 없게 됐습니다. 3월 16일, 루마니아에 가까스로 들어왔지만 국가비상사태 선포 및 모든 장소 폐쇄, COVID-19의 확산으로 인해 부담이 늘어 귀국 항공편을 잡고, 다행히 22일에 부쿠레슈티를 출발해 23일 인천공항에 도착, 어제인 24일에 COVID-19 음성판정 후 자가격리 중입니다. 그런데...... 항공기에서 외장하드를 분실했습니다. 혹시나 해서 이용했던 항공사인 카타르 항공에 분실물 접수를 했지만, 찾을 거라는 보장이 없군요. 그렇잖아도 이번 여행 사진의 전부가 거기에 있어서 마음이 참 그렇습니다. 사진 보면서 마음 좀 다지려고 했는데, 키프로스를 제외한 모든 사진이 거기에 있어서 후폭풍이 클 것 같습니다. 찾으면 다행, 못 찾으면 제 불찰이지요. 이번에 큰 것 하나 배웠다는 셈 치고, 아예 카메라의 메모리카..
#100. 마드리드(4) - 주 스페인 대사관 방문기 : 여권 사증란 추가 마드리드에서 했던 특별한 일 중 하나라면, 평생을 통틀어 대사관에 처음 가본 것. 대사관에 잠시 다녀왔다고 했더니 주위에서 여권을 잃어버렸냐는 질문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보통 '대사관' 혹은 '총영사관' 하면 여권 분실로 인해 긴급여권 발급을 위해 찾는 곳이라는 인식이 많아서, 대사관에 간다면 눈빛이 달라지기가 부지기수인 듯. 여행 중에 생각이 들기를 여권도 아직 8~9년 남았고 쓸 일이 많을 것 같아서... 5천원 내고 여권 사증란을 더 넣으러 갔다. 여권 사증란은 여권 유효기간 내 1회에 한하여 24쪽을 추가할 수 있으며, 국내 여권발급처(시, 군, 구청)뿐만 아니라 재외공관에서도 가능하다. 단, 추가 시 사증란이 좌우로 2면 비어있어야 하며, 알뜰여권 여부와 무관하게 유효기간 내 1회만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