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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밖 유람기/러시아, 스페인, 포르투갈('19. 8. 2 ~ '2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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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여행기를 쓸 수가 없게 됐습니다. 3월 16일, 루마니아에 가까스로 들어왔지만 국가비상사태 선포 및 모든 장소 폐쇄, COVID-19의 확산으로 인해 부담이 늘어 귀국 항공편을 잡고, 다행히 22일에 부쿠레슈티를 출발해 23일 인천공항에 도착, 어제인 24일에 COVID-19 음성판정 후 자가격리 중입니다. 그런데...... 항공기에서 외장하드를 분실했습니다. 혹시나 해서 이용했던 항공사인 카타르 항공에 분실물 접수를 했지만, 찾을 거라는 보장이 없군요. 그렇잖아도 이번 여행 사진의 전부가 거기에 있어서 마음이 참 그렇습니다. 사진 보면서 마음 좀 다지려고 했는데, 키프로스를 제외한 모든 사진이 거기에 있어서 후폭풍이 클 것 같습니다. 찾으면 다행, 못 찾으면 제 불찰이지요. 이번에 큰 것 하나 배웠다는 셈 치고, 아예 카메라의 메모리카..
#100. 마드리드(4) - 주 스페인 대사관 방문기 : 여권 사증란 추가 마드리드에서 했던 특별한 일 중 하나라면, 평생을 통틀어 대사관에 처음 가본 것. 대사관에 잠시 다녀왔다고 했더니 주위에서 여권을 잃어버렸냐는 질문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보통 '대사관' 혹은 '총영사관' 하면 여권 분실로 인해 긴급여권 발급을 위해 찾는 곳이라는 인식이 많아서, 대사관에 간다면 눈빛이 달라지기가 부지기수인 듯. 여행 중에 생각이 들기를 여권도 아직 8~9년 남았고 쓸 일이 많을 것 같아서... 5천원 내고 여권 사증란을 더 넣으러 갔다. 여권 사증란은 여권 유효기간 내 1회에 한하여 24쪽을 추가할 수 있으며, 국내 여권발급처(시, 군, 구청)뿐만 아니라 재외공관에서도 가능하다. 단, 추가 시 사증란이 좌우로 2면 비어있어야 하며, 알뜰여권 여부와 무관하게 유효기간 내 1회만 가능하다. ..
#99. 마드리드(3) - 근교 ② / 절벽 위의 도시이자 요새, 쿠엥카(Cuenca) + 스페인 교통벌금 납부 이야기 아빌라에 다녀온 뒤 독감 한 탕 제대로 앓고 이틀을 내리 쉬었다. 아무리 체력 드센 사람이어도 한 방 제대로 얻어맞으니 도리가 없다. 응급실 다녀오니 아세트아미노펜(독한 것) 20정 묶음을 주고 하루에 세 번 먹고 쉬란다. 그래도 하루 꼼짝 않고 쉬니 몸이 좀 나아지는 것 같았다. 다행히 이틀 만에 독감이 떨어져, 쿠엥카에 무사히 다녀올 수 있었다. 그렇다고 컨디션이 완전히 돌아온 건 아니어서, 점심도 평소 먹던 양의 절반만 들어갔다. 몸 상태가 멀쩡할 때 컨디션이 100이라면, 이 때는 한 60~70 사이였달까. 여긴 동행하실 분들이 계셔서, 차를 한 대 빌려 다녀왔다. 쿠엥카는 무어인이 스페인을 정복하면서 세운 성곽 도시로, 성과 요새의 중간 형태를 보인다. 코르도바로부터 이르는 이베리아 반도를 통제..
#98. 마드리드(2) - 근교 ① / 성자와 돌의 도시, 아빌라(Ávila) 앞 글에도 쓴 내용이지만, 마드리드 근교에는 가 볼 만한 도시가 정말 많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아빌라(Ávila). 11세기 무어인의 침입을 막기 위한 성채에서 출발한 도시인 아빌라는 성녀 테레사(아기 예수의 테레사와 구별하고자 아빌라의 테레사라고 칭함)의 출생지이자 종교재판관 토르케마다(Torquemada)가 묻힌 곳이다. 특히, 82개의 반원형 성탑과 9개의 출입구(문)로 이뤄진 성벽은 중세 시대의 양식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역사의 걸작이라 할 수 있겠다. 아빌라에 다녀오려면 버스를 주로 이용하게 되는데(열차도 있다), 버스는 마드리드 지하철 6호선 Méndez Álvaro역에 있는 남부 터미널에서 타야 한다. 마드리드에서 1시간 30분 정도 달리면 아빌라에 도착한다. 터미널에 도착해 약 1.5..
#97. 마드리드(1) - 대중교통 이야기 / 시내 활보 마드리드에서 돌아볼 곳은 쉽게 정리 가능하다. 가장 많이 찾는 곳을 꼽아보면... 마드리드 왕궁, 알무데나 대성당, 솔 광장, 스페인 광장, 프라도 미술관, 국립 소피아 왕비 예술센터, 엘 에스코레알, 전몰자의 계곡을 꼽을 수 있겠다. 여기에 더해 철도박물관, 아메리카 박물관(+꼼플루뗀세 대학), 국립 고고학 박물관 등등... 마드리드 시내에도 은근히 가볼 곳은 많다. 다만, 대개는 두 번째 줄의 장소를 주로 방문하고 근교 도시를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당일로 다녀올 수 있는 도시로는 세고비아, 아빌라, 쿠엥카, 톨레도, 바야돌리드, 살라망카, 아란후에즈가 있고 조금 더 멀리 본다면 부르고스, 사라고사도 있겠다. 짧은 여행이라면 이 모든 장소를 한 번에 돌아보기 어려우니, 여행의 성격에 따라 어딜 다녀올..
#96. 무르시아 → 마드리드 / 남쪽에서 북쪽으로 탈이 많았던 무르시아에서의 나날을 뒤로 하고 마드리드로 향한다. 문제가 있다면 5시간 반 동안 버스를 타야 하는 것 뿐. 이 때까지만 해도 버스를 길게 타는 일이 그리 익숙지 않았다. 무르시아를 뜨기 전, 엘체에 다녀오면서 본 거대 예수상이 있어 근처에 가보기로 했다. 세워진 지는 100년 남짓 됐다고 하는데, 버스 시간을 잘 확인해야 했다. (나중에 도착해서 안 사실이지만, 올라가는 길이 중간에 막혀있어 예수상 가까이 갈 수 없었다.) 여기로 가려면 무르시아 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는 36번 버스를 타야 한다. 평일, 토요일, 일요일(공휴일) 각각 버스 출발 시각이 다르니 시간표 확인 필수. 버스를 타고 'Cuartel'에서 내려 조금 걸어 올라가면 된다. 지도를 보니, 이 곳 일대가 전부 몬테아후도(Mo..
#95. 무르시아(3) - 엘체(Elx) 야자수림 : 주(酒)님 뵙다 주(主)님 뵐 뻔 토레비에하에서 다녀온 날, 숙소에서 술을 좀 마셨다. 숙소 자체도 꽤 노는 분위기였고. 그런데 맥주, 와인으로 모자라 같은 방에 있던 프랑스 게스트가 준 꼬냑을 마시고 골로 갈 뻔했다. 술은 절대 섞어 마시는 게 아니랬건만 분위기에 취하고, 종류 상관 없이 술을 마셨더니 속까지 뒤집어졌다. 그럼에도 무슨 배짱인지 엘체(Elx)에 다녀오겠다는 고집을 부렸다. (진짜 쉬었어야 했다. 이게 화근이 되었는지 마드리드에서 한 방 당했다.) 대신, 천천히 다니되 몸이 더 안 좋아진다 싶으면 바로 무르시아로 돌아오기로 했다. 다행히(?) 엘체를 오가는 버스는 토레비에하보다 많았다. 게다가 1시간 안팎이면 도착하니, 하루 잡고 왕복하기에도 무리는 아니다. 엘체 야자수림은 터미널에서 걸어서 300m 남짓 가면 펼쳐지지만..
#94. 무르시아(2) - 분홍빛 소금호수 찾아가기 : 토레비에하로의 일탈 여행기를 쓰다 보니 마드리드나 무르시아만큼 주변으로의 일탈을 많이 계획한 경우가 별로 없다. 오히려 무르시아는 베이스캠프같은 느낌이 들 만큼. 여튼, 토레비에하로의 일탈기를 써본다. 덧붙이자면, 토레비에하는 무르시아보다 알리칸테(Alicante)에서 왕복하는 것을 추천! 토레비에하는 스페인 남동부의 조그만 마을로, 본래 소금광업지대가 있고 어업이 왕성한 마을이라 한다. 여기에 있다는 소금호수가 분홍빛을 띄어 유명하다고 하니, 안 가볼 수가 있나. 위에도 썼듯 알리칸테에서 가는 것을 추천하긴 하나, 굳이 무르시아에서 가려는 사람들이 있을까 하여, 여기에는 무르시아에서 토레비에하로 가는 법을 써둔다. 무르시아에서 토레비에하로 가는 버스는 버스터미널에서 타면 된다. 문제가 있다면 버스가 정말 없다. 특히 주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