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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밖 유람기/교토('23. 7. 6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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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뜻밖의 인연(1) 사실, 한국에서 출발하기 전에 어쩌다 보니 아는 지인과 교토에 같이 머무는 날이 하루 생겼다. 한국에서도 서로 시간이 안 맞아 언제 보나 노래를 부르다 교토에서 보게 될 줄은 상상도 안 했는데, 만날 사람은 어떻든 만난다는 이야기가 맞긴 한갑다. 미리 얘길 해둔 덕에 하루는 같이 움직이기로 하고, 아침에 금각사로 향했다. 여하간, 205번 버스를 타고 금각사 앞으로 갔다. 금각사를 시작으로 교토 시내와 동쪽의 은각사, 철학의 길, 남선사 이렇게 따라 내려가기로 했다. 금각사의 원래 이름은 녹원사(鹿苑寺)이다. 금각사의 금각은 녹원사의 사리전이며, 본래는 무로마치 막부의 제3대 쇼군인 아시카가 요시미츠(足利義満)가 건립한 별장이었다 한다. 그러나 오닌의 난(応仁の乱)을 겪으며 다른 건물과 함께 소실되었고,..
#3. 오사카를 거르고 바로 교토로 주변 지인들이 교토를 다녀왔다고 하니 꼭 묻는 것이 있다. "오사카는 안 갔어?" 관서지역 여행이라 하면 으레 오사카 - 교토 - 나라 이 세 도시가 묶여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뭔가 간 김에 다 가야 될 것 같은 느낌 말이다. 그러나 이건 내가 기피하는 여행 방식이다. 이렇게 가는 사람들, 방식을 뭐라고 하는 건 아니지만 나의 여행 방향을 보면 그렇다는 이야기다. 한 곳에 진득히 눌러 앉아서 그 도시를 만끽하는 것, 그게 내 스타일이라면 스타일이다. 여튼, 그래서 출국 전에 미리 관서국제공항에서 교토로 들어가는 열차표도 끊어놨다. 오사카로 이동할 생각이 없었으니까. 관서국제공항에서 오사카로 열차를 이용해 이동할 경우 공항쾌속, JR 공항특급 하루카(はるか), 난카이 특급 라피트 등 선택지가 많지만, 교..
#2. 험난한 출국길(RF318 CJJ - KIX) 드디어 출국일이 왔다. 바로 공항에 간 건 아니고, 예산 집행이 필요한 건이 있어 아침에 잠시 출근했다 점심 먹고 공항으로 향했다. (사실은 휴가 아끼려고 그랬단 게 정설.) 사실, 인천공항을 놔두고 왜 청주공항이냐 질문을 받았다. 답은 이렇다. 첫째, 두 공항에 가는 시간을 비교했을 때, 인천공항 가는 시간이나, 청주공항 가는 시간이나 큰 차이가 없었다. (끽해야 1시간 이내) 둘째, 요즘 인천공항에 사람이 그렇게 많다던데, 청주공항은 사람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란 생각이었다. (이건 반쯤 맞았다.) 셋째, 공항리무진 타는 비용보다 서울에서 청주공항 가는 버스비가 더 쌌다. 어쩌다 시간대가 맞아 왕복 2만원에 컷. (공항리무진은 우등일 경우 시외 요금에 50%를 할증하기 때문에 엄청 비싸다.) 서울에서..
#1. 아무래도 나는 미친 놈이다. 이직 준비가 쉽지 않다. 점점 사람이 미쳐가고 있었다. 탈출구가 필요했는데, 갑자기 눈에 띄인 청주 - 오사카 항공권 할인 행사가 나를 사로잡았다. 아직 복지포인트도 남았고, 왕복 15만원에 항공권을 끊을 수 있다니 일단 질렀다. 보아하니 청주국제공항을 허브로 한 에어로K라는 항공사가 국제선 노선에 처음 취항한 게 이 청주 - 오사카 노선이다. 그래서 할인 행사도 하고 있어서 인천국제공항 출발 노선보다 더 싸게 끊었다. 게다가 때마침 꽁돈이 약간 들어온 게 있어 이 때다 싶었다. 7~8월 중에 휴가를 언제 낼까 봤더니 이 때 뿐이었기도 하고. 근데, 정작 오사카는 안 갈 거고, 간사이 국제공항에서 바로 교토로 들어갈 생각이었다. 내 전공도 그렇고, 성격상 오사카같은 도시보다 교토와 나라같은 역사도시가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