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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밖 유람기/타이베이('18. 8. 28 ~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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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 2일차 - 스다(師大) 야시장 "배가 부르면 인격이 생긴다." 사실이지 않은가. 여행도 먹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한동안 바쁘다, 귀찮다는 이유로 잠시 여행기를 접어두었는데, 올해가 지나기 전에 마무리하겠단 그 다짐은 어디 갔을까. 대만에 오면 쉽게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야시장이다. 지역별로 손꼽히는 야시장이 하나씩은 꼭 있을 정도. 당장 타이베이에만 해도 스린(士林) 야시장, 라오허제(饒河街) 야시장, 스다(師大) 야시장 등등이 있다. 스린 야시장은 나중에 가보기로 하고, 스다 야시장에 가보기로 했다. 스다 야시장은 말 그대로 대만사범대 근처에 있어서 대만사범대의 약칭인 '스다(師大)'라는 이름이 붙었다. 대만사범대학 자체는 타이베이 첩운 쑹산신뎬선(녹선) 구팅(古亭)역에서 가깝지만, 스다 야시장은 구팅역 다음인 타이완전력역에서 가..
[타이베이] 2일차 - 국립고궁박물원(國立故宮博物院) : 유물사진은 1도 없는 유람기 "전화위복." 이 말이 이렇게 잘 들어맞는 사례가 여기 있다. 바로 타이완의 국립고궁박물원이다. 너무도 잘 알려진 이야기이긴 하나, 그 일화로 인해 지금의 국립고궁박물원이 있으니 안 쓸 수 없다. 1949년 12월 7일, 장개석을 위시한 국민당 정부는 국공내전에서 패배, 자신들의 기반을 중국 본토에서 타이완 섬으로 옮긴다. 이를 "국부천대(國府遷臺)"라고 한다. 중화민국(國) 정부(府)를 대만(臺)으로 옮긴다(遷)는 뜻이다. 이 시기, 국민당은 미국으로부터 수송선을 빌려 자금성에 남아있던 이전 황실의 유물을 모두 수송선에 실어왔다. 수송선에 사람을 태운 것이 아니라 유물을 태워 돌아온 것. 탈출하지 못한 국민혁명군 세력은 중국에 남을 수밖에 없었다. 그 이후의 일은 설명하지 않아도 불을 보듯 뻔하다. 아..
[타이베이] 2일차 - 국부기념관(國父紀念館) 中華民國國民大會受全體國民之付託, 依據孫中山先生創立中華民國之遺教, 為鞏固國權, 保障民權, 奠定社會安寧,增進人民福利, 制定本憲法, 頒行全國, 永矢咸遵. (중화민국 국민대회는 전체 인민의 위탁을 받아, 손중산 선생의 중화민국 건국 이념에 의거, 국권을 공고히 하며 민권을 보장하고 사회안녕을 수호하며 인민의 복리를 증진하고자 본 헌법을 제정하며 전국에 공포 시행하며 영구히 준수한다.) - 중화민국 헌법 전문(前文) 첫 날에는 대만의 현대를 상징하는 인물인 장제스의 흔적을 찾았다면, 둘째날에는 중국 대륙과 중화민국 양 측에서 모두 국부로 추앙하는 쑨원(孫文)의 기념관을 찾았다. 중국 대륙과 대만에서 보는 차이야 있지만 쑨원은 어찌되었든 중화민족 모두에게 국부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이 모습을 이해하려면 신해혁명을 ..
[타이베이] 1일차 - 중정기념당 하기식 中華民國國旗定為紅地,左上角青天白日.(중화민국의 국기는 붉은 바탕에, 좌측 상방의 파란 바탕에 하얀 태양이다.) - 중화민국헌법 제 1장 6조 중화민국(이하 편의상 대만)의 국기인 청천백일만지홍(靑天白日滿地紅)기는 늘 뜨거운 감자다. 대만 선수들이 올림픽같은 국제대회에 출전할 때 이 깃발을 게양하려 하면 중국에서 바로 제재를 하니까. 이것은 중국과 대만 간에 성립된 특수관계인 양안관계 때문이다. 양안관계는 중국과 대만이 국가 대 국가가 아닌, 마치 남북관계와 비슷한 느낌을 주는, 별도의 특수관계이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이 하나의 중국이다. 중화인민공화국 입장에서 하나의 중국은 중국공산당 일당지배체제 하의 중국을 말하는 반면, 중화민국(대만) 입장에서 하나의 중국은 국민정부로부터 이어온 중국을 말한다. ..
[타이베이] 1일차 - 중정기념당(中正紀念堂) 이모저모! "강대국의 압박에 맞설 수 있는 국가가 있다면, 그 국가는 강한 것이다."- 장제스 장제스는 중국현대사와 중화민국(이하 편의상 대만)을 꿰뚫는 인물이다. 긍정적으로는 중국현대사를 장식하는 인물이며 일본의 침략으로부터 중국을 구한 인물로, 부정적으로는 중화민국의 독재자와 2.28사건으로 대변되는 무고한 시민을 죽인 학살자에 이르기까지. 그만큼 장제스가 살았던 시대가 혼란스러웠음을 말해준다. 죽은 자는 말이 없지만 죽은 자를 둘러싼 평가가 난무하는 것처럼. 그 장제스를 기리고 있는 장소가 중정기념당(中正紀念堂)이다. 헌데 중정(中正)은 무엇인가? 우리는 보통 장제스 혹은 장개석이라 부르지만, 장제스는 본명이 아니라 필명이었다. 본명이 장중정이다. 대만에서는 장개석을 부를 때도 반드시 중정이라는 본명으로 부르..
[타이베이] 1일차 - 출발, 타이베이로! "집에 돌아와서 자신의 오래되고 익숙한 베개에 기대기 전까지 아무도 그 여행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모른다."- 린 위양 힘들고 배고파서 금방 던지고 싶다가도 집으로 돌아오면 이상하리만큼 다시 떠나고 싶은 것이 여행이다. 지치고 피곤해도 돌아보면 그래도 좋았지 싶다. 타이베이(臺北)에 다녀온 이번 여행도 예외가 아니다. 타이베이의 여름 날씨는 말 그대로 덥고 습하다. 소나기도 많이 오고 그 습기가 가시지 않은 채 개면 무더위가 이어진다. 내가 타이베이를 찾았을 때는 첫날과 4일차를 빼면 모두 그런 날씨를 보였다. 물론 첫 날이니 비를 맞아도 흥에 겨워 지친 줄 모르고 돌아다녔다. 당연하다. 여행 첫 날부터 지칠 수야 없지! 인천공항은 언제 와도 설렌 곳이다. 인천공항에 오기 전, 도심공항에서 미리 수속과 ..
[타이베이] 프롤로그 : 덥고 흐리멍텅해도 좋으면 그만! 8월 말에 타이베이에 갈 항공권을 끊었을 때, 우리나라처럼 타이베이도 크게 덥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모두 오산이었다. 정.말.덥.다. 그리고 흐.리.멍.텅! 첫날은 날씨가 좋았지만 거기까지였다. 저녁부터 출국하기 전날 아침까지 소나기가 오다 말다 했다. 정말 습했다. 신기한 것은, 허우통에 다녀올 때까지 모기에 한 방도 물리지 않은 것? 그것을 빼면 정말 더웠다. 하루에 샤워를 2번 이상 하고 옷도 2번 이상 갈아입었으니 말 다 했지, 뭐... 그리고 같이 간 벗들이 더위에 지쳐 귀국하기 전날까지 매일 숙소에 일찍 들어와 저녁을 먹으러 나갈 때까지 쉬었으니까. 그렇지만 더워서 고생했어도, 다시 찾은 타이베이는 참 좋은 곳이고 돌아오니 다시 가고 싶은 곳이다. 타이베이에 더해, 나중에는 타이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