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글

(136)
#4. 뜻밖의 인연(1) 사실, 한국에서 출발하기 전에 어쩌다 보니 아는 지인과 교토에 같이 머무는 날이 하루 생겼다. 한국에서도 서로 시간이 안 맞아 언제 보나 노래를 부르다 교토에서 보게 될 줄은 상상도 안 했는데, 만날 사람은 어떻든 만난다는 이야기가 맞긴 한갑다. 미리 얘길 해둔 덕에 하루는 같이 움직이기로 하고, 아침에 금각사로 향했다. 여하간, 205번 버스를 타고 금각사 앞으로 갔다. 금각사를 시작으로 교토 시내와 동쪽의 은각사, 철학의 길, 남선사 이렇게 따라 내려가기로 했다. 금각사의 원래 이름은 녹원사(鹿苑寺)이다. 금각사의 금각은 녹원사의 사리전이며, 본래는 무로마치 막부의 제3대 쇼군인 아시카가 요시미츠(足利義満)가 건립한 별장이었다 한다. 그러나 오닌의 난(応仁の乱)을 겪으며 다른 건물과 함께 소실되었고,..
#3. 오사카를 거르고 바로 교토로 주변 지인들이 교토를 다녀왔다고 하니 꼭 묻는 것이 있다. "오사카는 안 갔어?" 관서지역 여행이라 하면 으레 오사카 - 교토 - 나라 이 세 도시가 묶여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뭔가 간 김에 다 가야 될 것 같은 느낌 말이다. 그러나 이건 내가 기피하는 여행 방식이다. 이렇게 가는 사람들, 방식을 뭐라고 하는 건 아니지만 나의 여행 방향을 보면 그렇다는 이야기다. 한 곳에 진득히 눌러 앉아서 그 도시를 만끽하는 것, 그게 내 스타일이라면 스타일이다. 여튼, 그래서 출국 전에 미리 관서국제공항에서 교토로 들어가는 열차표도 끊어놨다. 오사카로 이동할 생각이 없었으니까. 관서국제공항에서 오사카로 열차를 이용해 이동할 경우 공항쾌속, JR 공항특급 하루카(はるか), 난카이 특급 라피트 등 선택지가 많지만, 교..
#2. 험난한 출국길(RF318 CJJ - KIX) 드디어 출국일이 왔다. 바로 공항에 간 건 아니고, 예산 집행이 필요한 건이 있어 아침에 잠시 출근했다 점심 먹고 공항으로 향했다. (사실은 휴가 아끼려고 그랬단 게 정설.) 사실, 인천공항을 놔두고 왜 청주공항이냐 질문을 받았다. 답은 이렇다. 첫째, 두 공항에 가는 시간을 비교했을 때, 인천공항 가는 시간이나, 청주공항 가는 시간이나 큰 차이가 없었다. (끽해야 1시간 이내) 둘째, 요즘 인천공항에 사람이 그렇게 많다던데, 청주공항은 사람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란 생각이었다. (이건 반쯤 맞았다.) 셋째, 공항리무진 타는 비용보다 서울에서 청주공항 가는 버스비가 더 쌌다. 어쩌다 시간대가 맞아 왕복 2만원에 컷. (공항리무진은 우등일 경우 시외 요금에 50%를 할증하기 때문에 엄청 비싸다.) 서울에서..
#1. 아무래도 나는 미친 놈이다. 이직 준비가 쉽지 않다. 점점 사람이 미쳐가고 있었다. 탈출구가 필요했는데, 갑자기 눈에 띄인 청주 - 오사카 항공권 할인 행사가 나를 사로잡았다. 아직 복지포인트도 남았고, 왕복 15만원에 항공권을 끊을 수 있다니 일단 질렀다. 보아하니 청주국제공항을 허브로 한 에어로K라는 항공사가 국제선 노선에 처음 취항한 게 이 청주 - 오사카 노선이다. 그래서 할인 행사도 하고 있어서 인천국제공항 출발 노선보다 더 싸게 끊었다. 게다가 때마침 꽁돈이 약간 들어온 게 있어 이 때다 싶었다. 7~8월 중에 휴가를 언제 낼까 봤더니 이 때 뿐이었기도 하고. 근데, 정작 오사카는 안 갈 거고, 간사이 국제공항에서 바로 교토로 들어갈 생각이었다. 내 전공도 그렇고, 성격상 오사카같은 도시보다 교토와 나라같은 역사도시가 눈..
#1. 여행 한정 마이다스의 손? 달포 쯤 전인가, 홍콩공항공사에서 COVID 이후 관광 수요를 잡으려는 모양인지, 인천 - 홍콩 왕복 무료 항공권을 뿌리는 이벤트를 했다. 세금은 내야 했지만. 온라인 이벤트는 서버 들어가지도 못한 사람들이 수두룩하댔는데, 나는 운 좋게 오프라인 퀴즈쇼에서 항공권을 득템했다. 그것도 홍콩의 FSC인 캐세이퍼시픽으로...!!! 캐세이퍼시픽은 중국(엄밀히 말하면 홍콩이다만)계 항공사임에도 서비스 수준이 높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다만 바로 가기에는 이직 이슈도 있다보니, 당장 6월에 가기는 어려워 12월 말에 크리스마스를 끼고 다녀오려고 한다. 가만있자, 홍콩 하면 역시 영원한 따거인 주윤발 성님을 잊을 수가 없다. 이 참에 정장에 레이벤 선글라스 쓰고 갈까. 머리 스타일은 어쩌지 못하겠지만 안경이랑 담배 꼬..
#1. 시작은 우연하게 영국, 프랑스에 다녀온 것도 정리가 다 안 됐는데 쓸 수 있는 거라도 써야겠다. 유럽에 다녀온 뒤 실업급여를 받아먹으며 잠시 백수 생활을 만끽하던 중, 갑자기 친한 동생과 말이 맞아 대만을 갔다. 말 그대로 즉흥, 끊어? 말어? 하다 끊은 티켓으로 대만으로 가기로 했는데, 문제는 김해공항에서 출국이었다. 그러나 그 때 기억으론 인천/김포 - 타이베이 왕복 티켓이 근 45만원을 상회하고 있었다... 본가에서 부산 왕복 비용 4만원을 더해도 부산에서 타이베이를 오가는 게 10만원은 더 싼, 웃지 못할 일이 일어났다. 여행의 시작은 항공권부터라고 하지 않았던가. 일단 끊고 봤다. 그래, 역마살을 어찌하랴. 일단 가고 보는 거지 뭐. 그런데 당시에는 타이완 입국 후 매일 자가진단키트로 COVID를 검사, 음성일..
#2. 출국은 언제나 새롭고 짜릿하다(TK091 ICN - IST / TK1981 IST - LGW). 9월 30일 부로 근무를 마치고, 3일만인 10월 3일, 근 2년 반만에 공항의 공기를 맡았다. 대학원과 일에 치여 잠시 잊고 산 것 같은 공항의 공기, 이렇게 반가울 줄은 몰랐다. 공항에 도착해 티켓팅을 했으니, 수속과 심사를 마치고 아시아나 라운지로 간다. 터키 항공 비즈니스를 이용하니 스타얼라이언스 동맹사인 아시아나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 이게 아니었으면 아마 신용카드 혜택으로 스카이허브 라운지에 들어갔을 게다. 출국할 때마다 매번 스카이허브 라운지만 들어갔는데, 아시아나 라운지도 생각했던 것보다 괜찮았다. 간 김에 와인도 한 잔. 와인은 생각했던 것보다 퍽 드라이했다. 라운지에서 배를 채우고 여행 준비를 마저 하니 그새 탑승시간이다. 내가 탈 항공편은 TK91편이다. 처음 체크인할 때 ..
#1. 항공권을 끊었다. 과연 나갈 수 있을까? : 항공권 준비 재작년 COVID의 역풍을 맞고 귀국한 지 어느덧 2년이 다 되어간다. 언제 나갈 수 있을까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지만 이러다 더는 못 나갈 것 같아서 티켓을 끊었다. 이번 학기에 학위논문을 무조건 제출한다는 일념과, 졸업하고 9월에 계약직이 만료되면 오랜만에 나가고 싶었다. 마침 아시아나에 마일리지가 12만 조금 넘게 남아있어서 과감히 터키항공의 비즈니스석을 예약했다. 그런데 루프트한자를 비롯한 다른 항공사들은 인터넷에서 발권까지 되는데, 터키항공은 인터넷에서 예약이 안 된다. 예약이 정상적으로 생성되지 않았다면서 직접 문의하라나 뭐라나. 하지만 예약 방법은 간단하다. 1. 아시아나항공 고객센터(1588-8000)로 전화한다. 2. 전화를 잘 듣고 스타얼라이언스 마일리지 항공권 - 직원 연결을 요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