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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밖 유람기/영국, 프랑스('22. 10. 3 ~ 11. 3)

#2. 출국은 언제나 새롭고 짜릿하다(TK091 ICN - IST / TK1981 IST - LGW).

9월 30일 부로 근무를 마치고, 3일만인 10월 3일, 근 2년 반만에 공항의 공기를 맡았다.

대학원과 일에 치여 잠시 잊고 산 것 같은 공항의 공기, 이렇게 반가울 줄은 몰랐다.

오랜만이야, 공항철도도, 인천공항도.

 

공항에 도착해 티켓팅을 했으니, 수속과 심사를 마치고 아시아나 라운지로 간다.

터키 항공 비즈니스를 이용하니 스타얼라이언스 동맹사인 아시아나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

이게 아니었으면 아마 신용카드 혜택으로 스카이허브 라운지에 들어갔을 게다.

출국심사인까지 모든 것이 완벽하다.

 

출국할 때마다 매번 스카이허브 라운지만 들어갔는데, 아시아나 라운지도 생각했던 것보다 괜찮았다.

간 김에 와인도 한 잔. 와인은 생각했던 것보다 퍽 드라이했다.

라운지는 역시 먹고, 일하는 공간으로 딱이다.

 

라운지에서 배를 채우고 여행 준비를 마저 하니 그새 탑승시간이다. 내가 탈 항공편은 TK91편이다.

처음 체크인할 때 터키항공 카운터에 사람이 엄청 많았는데, 그 사람들은 아마 앞 항공편인 TK21편으로 출국한 것 같다.

체크인부터 출국까지 오랜만의 여행이라 그런가, 시간이 생각보다 금방 지나간다.

탑승구도 오랜만, 나를 이스탄불로 데려다 줄 터키항공의 B777-300ER, 웰컴 드링크까지. 나는 라즈베리 주스.

 

비즈니스라서 그런가 대접이 다르다. 타자마자 쏟아지는 어메니티의 행렬.

어메니티 파우치, 보조담요, 헤드셋, 슬리퍼까지 필요한 건 다 있다. 헤드셋은 보기만 하고 쓸 일은 없었지만.

 

어메니티를 다 받으니 식사 주문을 받는다. 와인도 함께 주문받는데, 종류가 너무 많아서 기억이 다 안 난다.

내가 먹었던 메뉴는 닭가슴살 구이와 아보카도 샐러드, 레몬 버터, 소테한 주키니 호박, 으깬 감자를 곁들인 대구 구이.

아마 대구 구이가 있어서였나 화이트 와인을 마셨던 것 같다. 기내에서 마시는 와인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으니까.

디저트는 튀르키쉬 디저트, 헬와(Helva)를 먹어본다.

사육의 시작. Main dishes.

 

야간 비행이라고 먹을 걸 안 먹는 건 있을 수 없다. 식사가 끝나니 잘 수 있게 자리를 침대로 만들어준다.

이 자리가 침대처럼 180도로 평평하게 펴진다. 장시간 비행에서 자는 게 제일 고민인데, 이것 덕에 편하게 갔다.

 

덕분에 푹 잤다. 자고 일어났더니, 이번에는 아침이다.

튀르키예 FSC여서 그런지, 디저트도 튀르키예 디저트를 먹을 수 있다는 게 좋다.

오믈렛까지 다 먹고 Turkish Delight라 불리는 로쿰을 요청했다.

아침은 모듬과일과 오믈렛, 후식은 로쿰.

 

먹고 또 먹으니 그새 이스탄불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도착한 건 좋은데, 많이 먹었으니 운동을 하라는 것인지 엄청난 환승통로를 걸어가게 만들어놨다.

공항 자체도 규모가 상당하거니와 탑승구가 A부터 F까지 있는데, 왜 나는 A에서 내려서 F까지 가는가...

그래도 곳곳에 안내 전광판이나 표지판이 다 있어서 환승하러 가는데 어려운 건 하나도 없었다.

공항에 들어와서 걸어가다 보면 어디로 가라고 다 안내해주니까 어려울 게 없다.

 

잠시 라운지에서 쉬다가 환승하러 F1 탑승구로 왔다.

사실 라운지가 넓고 먹을 것도 많아서 뭘 먹을까 고민했는데, 공항이 워낙 넓어서 숨 고르다 보니 비행기 탈 시간이 됐다.

라운지의 혜택을 제대로 누린 건 귀국할 때니 그 때 얘기하기로.

개트윅 공항으로 가는 TK1981편은 A320 Family였다. 협동체여서인지 리클라이너 좌석이 있었다.

웰컴드링크는 레몬-민트 주스로. 기내식도 빠질 수 없으니 주문.

이번에도 사무장이 직접 돌아다니면서 주문을 받는다. 이번에는 오믈렛 대신 닭가슴살+치즈 플래터와 튀르키예 요리인 괴즐레메를 요청했다.
비행기에서는 하늘을 어떻게 찍어도 그림이 예쁘게 나와서 좋다.

 

이스탄불을 떠난 지 4시간 쯤 지나서 런던 개트윅 공항에 지연 없이 무사히 도착했다.

문제는 여기서 마음 편하게 자동 출입국심사대로 가면 될텐데, 심사인을 받겠단 오기가 생겨(?) 유인심사대로 갔다.

30분 정도 기다려서 심사를 받았는데, 백발에 연세가 많아보이는 심사관 할아버지(?)를 만났다.

물어보는 건 딱 3가지였다.

1. 뭐하러 왔니? / 2. 며칠 있을거니? / 3. 머물면서 어디어디 갈 거니?

심사를 끝내니 "다음부터는 자동심사대로 가면 돼~" 하시면서 여권에 도장을 찍어주셨다.

 

사실, 여행을 떠나기 몇 달 전부터 런던 히드로 공항에서 인력 부족으로 인한 수하물 분실 사태가 있어 걱정을 했다.

다행히 개트윅 공항은 그런 사태와는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우선 처리 태그가 붙어있어 심사 끝내고 나가니 이미 수하물이 나와있었다.

 

개트윅 공항은 북쪽 터미널과 남쪽 터미널로 나뉘어 있다.

내가 도착한 남쪽 터미널은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아서 나오는 데 오래 걸리지 않은 것 같다.

문제는 우버를 불러서 가려는데 이상한 데로 내려온 것 같은 느낌을 받아서 그렇지.

입국, 성공적. 공항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마음 먹으면 나오기도 금방 나올 듯.

 

장장 19시간의 비행을 뒤로 하고 2022년 10월 4일 아침, 나는 무사히 런던에 도착했다.

 

2023. 1. 24.

Written by konhistory

 

p.s) 언제 여행기 다 정리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