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나아질 기미가 도저히 보이질 않아 콜로멘스코예에 다녀올 수 있을까 엄청 고민했다.
(강풍에 비까지 내리니 우산으로 감당이 안 될 때가 종종 있었다. 아예 숙소에서 안 나온 날도 하루 있었다.)
그러나 여기까지 와서 안 가보면 후회할 것 같아 길을 나섰다.
콜로멘스코예는 제정 러시아 시기 짜르의 영지로, 별장으로 활용되던 곳이다.
콜로멘스코예라 불리는 이 영지에는 예수 승천 교회, 카잔 성모 교회, 알렉세이 미하일로비치의 여름 궁전이 있다.
(카잔 성모 교회는 시간 때문에 가보질 못 했으니, 모스크바에 한 번 더 가면 그 때 보는 걸로.)
콜로멘스코예 방문 시 경로는 두 가지가 있다. 영지 규모가 상당히 넓으니 동선 짤 때 유의할 것!
내 경험상 모스크바 지하철 2호선 카쉬르스카야 역에서 오는 방법을 추천한다. 카쉬르스카야 역 3번 출구로 나와서
도보로 4~5분만 가면 알렉세이 미하일로비치 궁전으로 바로 들어갈 수 있다.
여기서 알렉세이 미하일로비치 궁전으로 들어가려면 왼쪽의 계단으로 가면 안 되고, 궁전 왼쪽으로 빙 둘러서 간 다음,
아래 사진에 보이는 곳으로 들어가야 한다. 입구를 잘못 찾아서 몇 번을 돌아갔는지 알 수가 없다.
궁전 입장권 가격은 400루블. 요즘 느끼는 거지만 카드 안 받는 곳 거의 없다. 카드 잘 받아준다.
아무래도 작년에 러시아 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관광과 관련된 체계를 많이 개선한 듯.
내부는 주로 루스 짜르국 시절의 유물과 알렉세이 미하일로비치 관련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이 궁전 자체는 알렉세이 미하일로비치 사후 로마노프 왕조가 수도를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바꾼 뒤
방치되었고, 예카테리나 2세의 명령에 의해 철거됐다. 이후 2010년에 당시의 모습대로 복원된 것.
잠시 넋을 놓고 이 궁전을 바라보노라면, 어느 만화동산에 온 느낌이 든다.
구름이 좀 더 걷히고 푸른 하늘이 있었더라면 동화같은 분위기가 더 짙었을텐데, 내심 아쉬웠다.
알렉세이 미하일로비치 궁전을 나와 북쪽으로 1.5km 정도 걸으면 예수 승천 교회가 나온다.
좀 오래 걸어야 하니 무릎이 안 좋은 분들은 콜로멘스코예를 순환하는 버스를 타는 것을 추천.
요금은 150루블이었나 200루블이었나. 다만 시간대가 정해져 있어, 시간을 맞출 수 없다면 걸어가는 게 낫다.
서두에도 말했지만, 알렉세이 미하일로비치 궁전에서 1km 가까이 걸어야 예수 승천 교회가 나온다.
자신의 체력에 맞게 완급을 조절하면서 가는 것이 좋다.
교회 안에 들어가려면 입장권을 따로 끊어야 한다. 입장권 가격은 100루블인데,
내부가 크게 화려한 것은 아닌지라 종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굳이 들어가볼 필요까지는 없을 듯.
콜로멘스코예가 워낙 넓은데다 걷는 시간에 쫓겨 다 둘러볼 순 없었으나,
모스크바에 또 오면 다시 와서 천천히, 모든 곳을 다 둘러보고 싶다. 다음에 올 때는 날씨가 더 좋을 때 와야겠다.
2019. 10. 30
Written by Konh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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