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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밖 유람기/러시아, 스페인, 포르투갈('19. 8. 2 ~ '20.1.28)

#64. 모스크바(11) - 볼쇼이 극장 ② / 티켓 예매, 오페라 관람하기

볼쇼이 극장에서 어떤 공연을 볼 지 엄청 고민했다.

첫 번째, 어떤 공연을 볼 것인가, 두 번째, 공연을 보긴 하는데, 드레스 코드를 어떻게 해결할까.

볼쇼이 극장의 드레스 코드는 깐깐하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정장 차림이 아니면 퇴짜맞으려나 싶었다.

 

볼쇼이 공식 홈페이지에 나온 드레스코드 설명.

아예 홈페이지에서 드레스 코드를 명시하고 있지만 경험상 큰 걱정할 필요는 없다.

요즘은 이전에 비하면 많이 느슨해졌다. 일을 끝내고 바로 오는 경우도 있는지라 격식을 크게 차리지 않아도

제지하지는 않는다. 실제로 퇴근하고 청바지에 맨투맨 혹은 드레스 셔츠 차림으로 오는 사람도 여럿 있었다.

다만 유의사항으로 내 옆에 격식을 차려 턱시도나 드레스 등의 격식을 갖춘 복장을 입은 이가 앉을 수 있음을

인지하라는 내용이 있긴 하다.

단, 여름에 반바지를 입고 오는 경우는 입구도 못 들어갈 수 있다고 하니 주의! (낮에 있었던 볼쇼이 투어에서 들음)

 

공연 이야기 전에, 볼쇼이 극장 티켓 예매 과정을 간단히 짚어볼까 한다.

사실 영어 사이트로 바꾸고 쓰면 어려울 게 없다. 볼쇼이 홈페이지에서 PLAN YOUR VISIT → TICKETS로 들어가면

아래와 같은 화면이 나온다. 티켓 예매는 3~4개월 후의 공연까지 가능한 듯한데, 지금 연말연시는 전부 매진이다.

여기서 우리가 익히 아는 볼쇼이 극장의 주 공연장으로 가고 싶다면 'Historic Stage'가 적힌 공연 위주로 보면 된다.

그리고 공연 중에는 성인 전용 오페라도 있기 때문에 나중에 공연을 보러 갈 때 반드시 여권을 가져가야 한다.

(어차피 본인 확인때문에 여권이 필요하다.)

 

공연명과 공연장소 확인 필요!
현재 연말연시 티켓 상황. 간간이 나오는 취소표를 노릴 수밖에 없다.

하여튼, 내가 보고자 하는 공연을 정했으면 파란색의 'Buy Ticket' 버튼을 눌러주자.

여기서 로그인 창이 뜨는데, 이메일로 아이디를 만들면 비밀번호가 이메일로 넘어온다.

이메일로 받은 비밀번호로 로그인해야 되니 함부로 지우면 안 된다. (내 마음대로 바꿀 수 없음)

로그인하면 좌석 화면이 나오는데, 가격이 같이 표시되니 비교하면서 고르면 된다. (공연마다 티켓 가격이 다름)

 

좌석 선택 화면. 중앙부 앞쪽의 좌석을 선택하는 경우다.

여기서 좌석을 선택하면 일정을 확인한 다음, 여권번호, 이름을 입력하고 결제하면 끝!

이렇게 하면 성공한 거고, 티켓은 출력해서 가져가면 따로 티켓을 바꿀 필요 없이 바로 입장 가능하다.

 

볼쇼이 극장 공연 티켓. 들어갈 때는 왼쪽의 바코드를 인식한 뒤 입장.

내가 예매했던 공연은 오페라로, 이탈리아 작곡가인 조아키노 로시니의 작품인 'Il viaggio a Reims(랭스 여행)'이었다.

랭스는 원래 프랑스의 도시인데, 프랑스 군주가 대관식을 치르던 곳이 바로 랭스의 노트르담 성당이다.

'랭스 여행'은 샤를 10세의 대관식을 보러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오페라로,

볼쇼이 극장에서 본 오페라에서는 액자를 매개로 액자 바깥의 인물과 액자 속의 인물 간의 조화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그려냈다. 연출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같은 작품이어도 다르게 그려질 수 있다.

 

작품은 모두 이탈리아어로 되어 있어 알아듣기 쉽지 않지만, 배우들의 열연을 보고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들으면서

나는 어느 새 작품에 몰입하고 있다. 심지어 작품 중간에 오케스트라 지휘자께서 오페라에 함께 참여하는 모습이 있었다.

중간에 액자 밖의 사람들이 미술품을 경매하는 장면에서, 어느 새 지휘자께서 경매 팻말을 든 채 지휘하시고 계셨다.

결국 마지막 미술품이 지휘자 앞으로 낙찰되자 그걸 갖다주는 것 역시 백미. (여기서 박수가 크게 터졌다.)

 

사진이 있으면 좋겠지만 공연 중에는 당연히 촬영할 수 없기에 소감을 이렇게 적어두고,

다행히 공연이 끝난 뒤 커튼콜 장면은 촬영이 가능했던지라 여기 커튼콜 장면을 몇 장 올린다.

 

오늘의 모든 주인공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 오페라에 참여한 배우가 모두 나와서 인사를 한다. 박수로 화답하는 것이 관객으로서의 예의!
나중에는 오케스트라 지휘자께서도 나오신다. 배우가 아니지만 오페라의 선율을 맡으신, 중요한 분!
커튼콜 막바지에는 볼쇼이 극장 직원들이 수고했다는 의미로 꽃다발을 전달한다.

첫 오페라 직관(?)이었는데, 한국에서도 오페라를 보러 간다면 작품의 사전 배경을 알고 가는 것을 정말로 추천한다.

알고 보느냐, 모르고 보느냐의 차이는 한 끗일지언정 생각보다 크다.

볼쇼이 극장에서 오페라 보기, 정말 잊지 못 할 경험이었다. 모스크바에 또 와도 한 번 더 보러 갈 듯.

비싸게 보일 수 있지만 그 비용이 전혀 아깝지 않다.

 

2019. 10. 30

Written by Konh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