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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노보시비르스크(1) - 그저 재미 없는 도시라고? 노보시비르스크, 시베리아의 중심지라 불리기도 하는, 나름 큰 도시다. 다만, 도시 자체의 역사는 길지 않아서, 오브 강 근처의 촌락을 도시로 개발한 것인데, 이 곳이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투르케스탄-시베리아 철도의 중간 경유지가 되면서 도시가 발전한 케이스. 시가지는 하루이틀이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다. 주로 노보시비르스크 오페라/발레 극장을 중심으로 한 건축물 거리, 서시베리아 철도 박물관(시가지와는 조금 떨어져 있으나 버스로 갈 수 있음.), 소련 박물관 등이 있다. 다만 교외를 오가려면 사흘은 잡아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다음은 소련 박물관이다. 말 그대로 소련 시절의 유물들을 전시한 곳이다. 제정 러시아를 무너뜨리고 소련을 세운 레닌과 관련된 전시부터 시작해, 소련과 관련된 것들을 중점으로 전시..
#31. 8번째 이동 - 크라스노야르스크 → 노보시비르스크 (055Ы 열차) 간만에 크라스노야르스크에서 많이 걷고 저녁 열차를 타러 크라스노야르스크 역으로 갔다. 그런데 평소에 한 번도 문제가 되지 않던 소지품 검사에서 갑자기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역 안에 상주하는 군인들이 나를 다른 방으로 끌고 가 다짜고짜 가방을 열어보라고 다그치질 않나. 다행히 디브고노르스크에 다녀올 때 안면을 익힌 역내 경찰이 있어 다행히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아마 한국인이 거의 없어 알아본 것이 아닐까 지레짐작해본다.) 덕분에 무사히 열차에 오를 수 있었다. 이것만 아니었어도 참 괜찮은 여행이었을 것이란 생각을 함께 안고 크라스노야르스크를 떠났다. (이후 있을 가장 큰 사건은 생각도 않은 채.) 이번에 탄 열차는 055Ы 'ЕНИСЕЙ(예니세이)'. 고급 열차 축에 들어간다. 열차 가격을 보고 표..
#30. 크라스노야르스크(3) - 10루블과 함께하는 크라스노야르스크 여행 크라스노야르스크는 스톨비 국립공원으로도 유명하지만, 10루블에 등장하는 도시로도 유명하다. 사실 10루블 지폐를 보기 어렵다. 오히려 10루블 동전을 더 많이 쓰니까. 나도 크라스노야르스크에서 거스름돈을 받을 때 처음 10루블 지폐를 만져봤으니 말 다 했다. 10루블 앞면에는 꼼무날니 교(Коммунальный мост)와 성 금요일 파라스케파 교회(Часовня Параскевы Пятницы)가, 뒷면에 나온 곳은 디브노고로스크에 있는, 크라스노야르스크 수력발전소에 세워진 댐이 그려져 있다. 크라스노야르스크에 머문 마지막 날, 열차가 어차피 저녁 8시 반에 있으니 그 전에 한 번 이 3곳을 다녀와보기로 했다. ① 성 금요일 파라스케파 교회 성 금요일 파라스케파 교회는 언덕 위에 있어, 날씨만 좋다면 ..
#29. 크라스노야르스크(2) - 걷고 또 걷고, 스톨비 국립공원 크라스노야르스크에 왔으면 스톨비 국립공원에 가보라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가보지 않으면 후회할 만한 곳이 맞다. 다만 힘들어서 그렇지. 스톨비 국립공원을 가는 방법은 2가지가 있다. 그러나... ① 리프트를 이용하는 방법 → 스톨비 국립공원까지 운행하는 R-1 리프트 미운행. ('19. 9. 3 기준) (리프트 운행 여부 꼭 확인하고 가야 함.) ② 시작부터 걸어서 가는 방법 → 최소 20km 이상 걸을 각오 해야 함. 버스를 타고 리프트가 있는 'Бобровый Лог'로 갔지만 리프트를 운행하지 않아서, 자동으로 ②로 결정. 시작부터 걸어가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① 시내에서 19, 50, 78, 80번을 타고 'Турбаза(Turbaza)' 정류장에서 내린다. ② 'Турбаза' 정류장에서 내린..
#28. 크라스노야르스크(1) - 예니세이 강의 도시 러시아에 입성한 지 어느덧 1달이 되는 시점에 크라스노야르스크에 도착했다. 도시의 풍경은 점점 비슷해 뵈는지라 도시의 풍경을 올리기보다는 특색있는 곳 위주로 여행기를 올려야겠단 생각이다. 헌데 날씨가 또 오락가락한다. 여긴 소나기가 세차게 퍼붓는다. 그래도 날씨가 나쁜 것은 아니어서, 하루 시간을 내어 숙소 근처에 예니세이 강을 끼고 있는 공원에 다녀오기로 했다. 인터넷에 검색해도 나오질 않는데, 구글 지도에는 'Остров Татышев'라 나온다. 마침 주말이라 가족끼리 나와 자전거, 킥보드 등을 타는 사람들, 카약을 타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 공원에 가면 자전거나 킥보드를 대여할 수도 있다. 나는 걸어다녔지만 킥보드를 대여하는 것도 좋은 선택. 다음은 공원을 걸으면서 잡은 몇 가지 풍경. 이런 공원..
#27. 7번째 이동 - 이르쿠츠크 → 크라스노야르스크 (069Ч 열차) 간만에 12시간 이상의 장거리 이동이다. 헌데 열차가 16시 39분에 출발해야 되는데, 어째 열차가 들어올 기미를 안 보인다. 전광판을 보니까 20분 지연.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보면, 이르쿠츠크로 들어오기 직전, 산악 구간을 거치는데, 이 구간의 속도가 40km 안팎이다. 그 구간의 구배가 상당하여 속도를 내지 못하니, 지연되는 것이 아닌가 짐작된다. 그래도 어쩌랴. 올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여기서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났다. 플라쯔까르따가 꾸페보다 더 좋은 경우가 많지 않은데 이 열차가 그러했다. 나무로 된 문에, 세월의 향취가 느껴지는 바로 그 객차. 콘센트? 에어컨? 그런 거 기대하지도 마시라. 오히려 앞쪽에 연결된 플라쯔까르따가 더 비쌀 정도였다. 헌데 이르쿠츠크에서 만난 한국 사람과 이 열..
#26. 이르쿠츠크(4) - 시베리아의 파리, 비오는 날의 이르쿠츠크 이르쿠츠크는 '시베리아의 파리'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시베리아의 파리'라는 이름은 원해서 얻은 별명은 아닌 듯하다. 일전에 치타에 있을 때도 다뤘던 데카브리스트의 난 이후 생긴 별명이기 때문이다. 니콜라이 1세는 데카브리스트의 난에 가담한 청년 장교들을 모두 체포해 총살 혹은 시베리아로의 유형에 처했다. 즉, 유형에 처해진 장교들이 시베리아 지역으로 오면서 자연스럽게 그들의 생활양식이 자리잡은 것이다. 알혼 섬에서 돌아오니 여전히 비가 오다 말다 했다. 소나기긴 했지만 비를 맞고 나니 나가기가 귀찮아 그냥 쉬었다. 다음 날 어차피 크라스노야르스크로 가야 하니까. 쉬기로 했다. 그런데, 숙소에서 예상하지 못한 인연을 만날 줄은 상상도 안 했다. 심지어 열차까지 같은 열차네? 내일 열차에서 만나기로 ..
#25. 이르쿠츠크(3) - 바이칼 호, 푸르름의 정점이 여기구나. 사실 바이칼 호에 도착하기 전에 걱정을 많이 했다. 시베리아 횡단철도는 바이칼 호를 끼고 슬류댠카(Слюдянка) 역을 지난 후 이르쿠츠크로 돌아 들어온다. 열차를 타고 이르쿠츠크로 오던 사흘 전, 바이칼에 접어들수록 날씨가 점점 흐려 먹구름이 잔뜩 끼고 비까지 왔건만, 바이칼 호에 도착하기 하루 전에도 날씨가 좋지 않았다. 날씨의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그래도 알혼 섬에 도착하던 날 날씨가 나쁘진 않아서 다음 날 있을 바이칼 투어가 나쁘진 않겠지 싶었다. 바이칼 호수 투어는 남부와 북부로 나뉜다. 나는 북부로 신청해서 알혼 섬 북단을 다녀왔다. 비용은 1400루블. (니키타 하우스에서 예약할 때는 리셉션에 300루블만 내고, 1100루블은 다음 날 운전기사에게 냈다.) 북부투어든 남부투어든, 멀미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