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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밖 유람기/교토('23. 7. 6 ~ 10)

#3. 오사카를 거르고 바로 교토로

주변 지인들이 교토를 다녀왔다고 하니 꼭 묻는 것이 있다. "오사카는 안 갔어?"

 

관서지역 여행이라 하면 으레 오사카 - 교토 - 나라 이 세 도시가 묶여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뭔가 간 김에 다 가야 될 것 같은 느낌 말이다. 그러나 이건 내가 기피하는 여행 방식이다.

 

이렇게 가는 사람들, 방식을 뭐라고 하는 건 아니지만 나의 여행 방향을 보면 그렇다는 이야기다.

 

한 곳에 진득히 눌러 앉아서 그 도시를 만끽하는 것, 그게 내 스타일이라면 스타일이다.

 

여튼, 그래서 출국 전에 미리 관서국제공항에서 교토로 들어가는 열차표도 끊어놨다. 오사카로 이동할 생각이 없었으니까.

 

관서국제공항에서 오사카로 열차를 이용해 이동할 경우 공항쾌속, JR 공항특급 하루카(はるか), 난카이 특급 라피트 등

선택지가 많지만, 교토로 열차를 이용해 이동할 경우에는 99.9% JR 공항특급 하루카를 타게 된다.

 

그런데, JR의 경우 한국과 달리 승차권 + 특급권의 개념으로 운임이 산정되기에 상상 이상의 요금을 지불하게 된다.

 

하루카도 엄연히 특급이기 때문에 승차권 + 특급권을 그냥 끊으면 3,840엔을 지불해야 한다.

1시간 30분 이동하면서 한화 36,000원을 쓴다는 건 좀 아프다. 고속열차도 아닌데. 

 

그러나 단기체재 외국인이면 각종 교통 패스, 할인권 등이 있으니 이를 이용하면 된다.

 

나는 KKday에서 판매하는 하루카 편도 할인권을 구매했다. 원래 왕복 32,900원인데, 5,000원 할인권을 써서

왕복 27,900원에 끊었다. 왕복 3,600엔에서 더 싸게 구매한 셈.

(이 할인권은 재류자격 혹은 영주자격이 있는 외국인은 구매할 수 없다!)

 

KKday에서 승차권 상품 구매 시 받게 되는 교환권. 우측 상단 네모 안에 QR코드가 생긴다.

 

입국 후 간사이 공항역으로 오게 되면, 미도리노마도구치(みどりの窓口)로 향해서 승차권을 받은 뒤,

지정석권 발권을 진행하면 된다.

 

혹여 미도리노마도구치에 사람이 많으면 녹색 자동발매기에서도 발권 가능한데, 한국어로 설정하면 어렵지 않다.

 

우선 QR코드와 여권 인식 후 안내문, 승차권, 지정석 교환권을 받은 다음, '할인 승차권 및 회수권을 이용하여 지정석 예약' 메뉴를 이용해 지정석권을 받으면 된다. 출, 퇴근 시간대가 아니라면 좌석 지정은 어렵지 않은 듯하다.

 

추가로, 당일이 아니어도 귀국하는 날 하루카를 타게 된다면 귀국하는 도시에서 출발하는 승차권을 미리 발권할 수 있다.

 

JR 개찰구는 GATE B다. 개찰구에는 오른쪽의 승차권, 지정석권 두 장을 같이 넣어야 한다. 보통 JR 개찰구는 최대 3장까지 대응 가능하다.

 

나는 교토역에서 아침 일찍 출발해야 해 여유가 있을 때 미리 끊어두었다. 교토역에서도 간사이 공항역과 마찬가지로 창구 혹은 자동발매기에서 발권할 수 있었다. 다만, 녹색 자동발매기의 경우 여권을 인식할 수 없으면 처리가 불가능하다.

 

아, 그리고 운이 좋다면, 헬로 키티로 도배된 하루카를 탈 수 있다. 여성들과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는 건 덤.

 

열차 안팎이 헬로 키티 세상.

 

최근 모 기사에서는 일본 방문객의 1/4 이상이 한국인이라는 이야기도 하던데,

그래서인지 정차역 안내 LED에 한국어 안내가 흐르고 있었다.

 

"다음은 교토"?

 

중간에 잠만 안 잔다면 잘못 내릴 일은 없겠다 싶었다. 물론, 이 열차의 종착역은 교토역이었다.

중간 정차역은 텐노지 - 신오사카 - 오사카 - 교토였던 걸로 기억한다. 열차에 따라서 중간에 히네노, 이즈미후추, 다카쓰키 등에도 정차한다고 한다.

 

암튼, 교토역에 도착하니 23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23시 30분 이전에 숙소에 가기 위해 서두르고 있었다.

 

ようこそ, 京都!

 

서울에서 출발한 지 근 11시간만에 교토에 입성했다. 멀고도 험난한 여정이었어!

 

2023. 7. 13.

Written by Konh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