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노느라 정리가 늦어지고 있다. 늦어지면 힘든 건 난데...
미리 정리하는 습관을 다질 필요가 있다.
2달 간 러시아를 종횡무진 누빈 끝에 드디어 모스크바로 가는 날이 왔다.
돌아보면 2달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금전 도난에, 지인의 동생을 만난 일부터 해서 여럿.
그래도 여기까지 올 수 있음에 다시 한 번 감사하고 있다. 물리적 상해를 입었다던가 하는 일은 없으니까.
로스토프-나-도누에서 모스크바까지는 통상 하루를 꼬박 가야 된다. 대개 23~25시간 사이로 걸리는 듯.
그런데 이 열차는 16시간만에 모스크바에 도착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보니까 Premium 딱지가 붙었다.
그래서인지 다른 열차들보다 티켓이 더 비쌌다. 그나마 미리 끊어서 3000루블 대에 끊었다.
두 번째 사진의 열차는 아들레르로 가는 꾸페 열차인데, 2층을 모두 꾸페로 만들어놓았다.
흑해의 휴양 수요가 있으니 저렇게 굴리는 것이려니. 저렇게 만들면 어림잡아 1칸에 72개의 침대칸이 있는 것 아닌가?
닭장 같지만 닭장이 아닌 2등석의 향연... 북대륙의 기상이다.
아, 미처 내부 사진을 못 찍었다만, 확실히 플라쯔까르따임에도 자리마다 콘센트에, 시설 측면에서 부족함이 없었다.
괜히 프리미엄 딱지가 붙은 게 아니다. 대신 가격은 좀 비싸다. 플라쯔까르따임에도 한화 6만원 가까이 한다는 건...
그래도 다른 열차에 비해 8시간 가량 빨리 모스크바에 도착하는 열차여서 정차역도 적어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솔직히 몇 개의 도시를 거쳤을까 세어봤는데, 잠시 다녀온 도시들을 포함하면 정말 많이도 다녀왔구나 싶다.
러시아 곳곳을 누벼 드디어 수도에 도착한다. 제대로 다니지도 못한 것 같은데.
그리고, 흑해의 따뜻한 날씨를 뒤로하고 모스크바의 추위를 맞을 준비를 한다.
가을장마라는, 원치 않는 손님이 있는 줄 상상도 못 한 채.
통상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는 경우, 대개는 모스크바 야로슬라블 역에 도착한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하는 열차는 종점이 야로슬라블 역이다. 그런데, 모스크바에는 모스크바 역이 여럿 있다.
시베리아 횡단철도의 종착역인 모스크바 야로슬라블 역부터 시작해서,
상트페테르부르크 및 헬싱키 방면 열차의 시종착역인 모스크바 레닌그라드 역(옥타브리스카야 역),
우크라이나, 몰도바 방면 열차의 시종착역인 모스크바 키옙스카야 역,
벨라루스 방면 열차의 시종착역인 모스크바 벨라루스카야 역,
카잔 방면 열차의 시종착역인 모스크바 카잔 역(내가 도착한 역이다.),
이 외에도 여러 역이 있어 행선지별로 내가 열차를 탈 역이 어디인지 확인하고 가야 낭패를 안 본다.
* 엘렉뜨리찌까 열차의 티켓을 구매할 경우에도 해당 역으로 가야 한다.
(야로슬라블 역에서 출발하는 열차의 표를 레닌그라드 역에서 끊어주지 않음!)
어찌저찌 8월 2일에 블라디보스토크에 입성한 뒤로 2달이 지난 10월 2일, 모스크바에 입성했습니다!
열번 | 일자 | 발(發) | 착(着) | 운임 | 비고 |
011Э | '19. 10. 1(화) | 21:07 | 13:38+1 | 3052.1루블 |
3달 전 예매, 플라쯔까르따 |
2019. 10. 22
Written by Konhistory
'나라밖 유람기 > 러시아, 스페인, 포르투갈('19. 8. 2 ~ '20.1.28)' 카테고리의 다른 글
#55. 모스크바(2) - 붉은 광장 이야기 ① (0) | 2019.10.23 |
---|---|
#54. 모스크바(1) - 모스크바 대중교통 / 지하철 이야기 (0) | 2019.10.23 |
#52. 로스토프-나-도누(2) 또 한 번의 외도, 타간로그로 (0) | 2019.10.14 |
#51. 로스토프-나-도누(1) - 뜻밖의 한국교육원 (0) | 2019.10.14 |
#50. 14번째 이동 - 크라스노다르 → 로스토프-나-도누 (806Э 열차) (0) | 2019.10.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