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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밖 유람기/러시아, 스페인, 포르투갈('19. 8. 2 ~ '20.1.28)

#54. 모스크바(1) - 모스크바 대중교통 / 지하철 이야기

모스크바 이야기를 하기 전, 모스크바의 교통수단 이야기를 잠깐 하고싶다.

모스크바는 러시아의 수도이자 구 소련의 수도였던 만큼 러시아에서 볼 수 있는 모든 교통수단을 볼 수 있다.

버스는 말할 것도 없고 트롤리버스, 마슈르카, 트램, 지하철, 모노레일 등등... 모든 교통수단이 있다.

수도라서 그런가 러시아의 다른 도시들보다 운임이 비싸다. 1회 승차 시 무조건 55루블(현금 승차시).

  * 마슈르카는 거리에 따라 운임이 다를 수 있으며 교통카드 사용이 안 됨!

 

단, 이 비싼 운임을 상쇄할 수 있는 교통카드가 있다.

모스크바에 최소 3일 이상 머문다면 '트로이카(тройка)'라는 카드를 사자. 카드 가격도 50루블밖에 안 한다.

심지어 이 50루블은 보증금이며, 트로이카를 다 사용한 후 지하철 창구에서 환불도 가능하다.

그리고 트로이카를 쓰게 되면 1회 승차 시의 운임이 38루블로 내려간다. (2019년 기준)

그리고 환승 할인도 적용되어 1회 환승 시 요금은 21루블로 내려간다. (2019년 기준)

러시아에서는 대개 현금 승차 시 환승이 안 되는 것을 감안하면 괜찮은 선택.

 

이게 트로이카 교통카드. 지금은 보증금을 환불했으니 다른 사람이 쓰고 있겠지?

충전도 어렵지 않은 것이, 모스크바 지하철 역사에 가서 승차권 발매기에 가면 간단히 충전할 수 있다.

작년에 러시아 월드컵이 있어서 그런가, 영어 안내도 되니 안내만 따라가면 혼자서도 충분히 충전 가능.

그런데 1루블 동전은 이상하게 먹히질 않고 고액권(500루블 이상)을 써서 충전할 거라면 창구로 갈 것.

영어로 소통할 수 있는 창구에는 'We speak English!'라 되어 있으니 찾아가면 된다.

트로이카와 현금을 같이 내밀면 알아서 충전해주니 걱정할 필요도 없다.

 

모스크바 지하철 개찰구. 트로이카로 타려면 노란색 바탕의 'M' 부위에 카드를 대면 된다.
모스크바 지하철과 마찬가지로 밑부분에 카드를 대면 마찬가지로 차감내역이 뜬다.

카드를 대면 위에는 38루블 차감과 함께 잔액을 표시해준다.

모스크바 시내 교통의 장점이라면 이 38루블 외에는 거리에 따른 추가 요금을 낼 필요가 없다.

버스건, 트램이건, 지하철이건 단일운임이다. 먼 거리를 갈수록 이득.

 

대충 운임 체계 이야기는 여기서 마무리하고, 다음은 모스크바 지하철 이야기.

모스크바 지하철은 1호선인 소콜니체스카야 선이 개통된 지 80년이 넘었다. 그야말로 유서깊은 대중교통.

게다가 지금도 건설 예정(혹은 건설 중)인 노선이 있어 지금까지 확장 중.

단순한 지하철인데 무슨 특징이 있는가 싶지만, 소련 시기 착공된 역들은 그 자체로 건축미를 갖고있을 뿐만 아니라,

대조국전쟁(제 2차 세계대전) 시기에는 방공호로 쓰일 만큼 상당히 깊은 곳에 위치해 있다.

다만, 요즘 지어진 역들은 지상에 있는 곳도 있고 깊이가 그리 깊지 않은 곳도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 사진으로 봅시다.

 

모스크바 지하철 3호선 아르밧스카야 역. 하나의 궁전같은 느낌이다.
승강장에 꼭 행선지 관련 정보가 있다. 장식도 꽤 섬세한 수준.
2호선(자모스크보레츠카야선)의 콜로멘스코예 역. 이렇게 깔끔한 구성을 보이는 역도 있다.
1호선에서 찍은 차량. 노선 색깔이 붉은색이라 그런가? 붉은 열차가 다니는 경우가 있다.
요즘은 신형차량도 많이 들어오는 추세다. 현대화의 물결과 고풍스런 역사의 조화가 신기하다.

조심해야 될 것은, 예카테린부르크 여행기에도 이야기했던 내용이다만 열차 못 탈 것 같으면 다음 열차 타는 게 좋다.

신형차량이건 구형차량이건 열차 문 닫히는 데 자비가 없다. 구형차량은 진짜 '쾅' 소리를 내면서 닫히기 때문에

자칫 뼈 나갈지도 모를 생각이 든다. 퇴근시간대에는 진짜 40초도 안 되어 바로 다음 열차가 들어오는 경우도 있으니까,

놓쳤다고 아쉬워 할 필요 없다.

 

지하철 역이라 내부만 돋보일 것 같은데, 일부 역은 역사 외관이 돋보이는 경우도 없지 않다.

 

1호선(소콜니체스카야 선)의 크라스니예 보로타 역.
6, 8호선 간 환승역인 트레챠콥스카야 역. 쓰여있지 않으나 2호선 노보쿠즈네츠카야 역과 환승 가능.

물론 위의 트레챠콥스카야 역처럼 일반적인 지하철 역도 있다.

여기서 특이한 것이, 6, 8호선의 역명은 트레챠콥스카역이고, 2호선의 역명은 노보쿠즈네츠카야 역으로,

서로 다른 역명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역 간의 환승이 가능하다. 모스크바 지하철에는 이런 경우가 많다.

그래서 노선도에서 역명이 달라도 서로 연결되어 있으면 개찰구를 나가지 않고 환승 가능하다.

대표적으로 위의 경우가 있고 이 외에도 5, 8호선의 맑시스카야 역은 7호선의 타간스카야 역과 환승 가능하다.

반대로, 역명이 같아도 환승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3호선의 스몰렌스카야 역과 4호선의 스몰렌스카야 역은

역명이 같으나 출입구도 다르고 환승할 수 없다. 옆 역인 아르밧스카야 역이나 키옙스카야 역으로 가서 환승해야 한다.

 

모스크바 지하철, 알고 타면 더 재밌지 않을까?

 

2019. 10. 22

Written by Konh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