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라밖 유람기/러시아, 스페인, 포르투갈('19. 8. 2 ~ '20.1.28)

#52. 로스토프-나-도누(2) 또 한 번의 외도, 타간로그로

흑해에서는 이상하리만큼 외도를 많이 했다.

크라스노다르에서는 소치를 다녀오고, 여기 로스토프-나-도누에서는 타간로그엘 다녀왔다.

타간로그는 아조프 해 연안의 도시로, 러시아의 대문호인 안톤 체호프의 고향으로 알려져 있다.

로스토프-나-도누에서는 버스를 타고 1시간 반이면 닿을 수 있다. 버스비는 약 145루블 정도.

버스터미널은 로스토프 역 앞에 있다.

 

타간로그 버스 터미널. 비의 악몽은 이 때부터 시작된 것인가?

타간로그는 로스토프-나-도누보다도 더 오래된 도시다.

1698년 표트르 대제가 요새를 건설하면서 도시로 발전하기 시작했으니, 300년 이상 된 나름의 고도다.

 

안톤 체호프의 집으로 가는 길. 어느 새 해가 모습을 드러낸다. 점점 날씨가 변덕스럽다.
안톤 체호프의 집. 주거공간으로 쓰인 곳이다보니 규모가 작을 수밖에. 입장료는 100루블.
체호프의 집 앞마당에 있는 체호프 흉상.

타간로그에는 안톤 체호프의 집뿐만 아니라 안톤 체호프 문학 박물관 등의 체호프 관련 장소가 많이 남아있다.

당연히 안톤 체호프의 고향이니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안톤 체호프가 병마로 인해 일찍 세상을 떴다는 점.

그러나 그의 영향은 지금까지도 남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체호프의 총'. '1막에 권총을 소개했다면 3막에서는 쏴야 된다. 안 쓸 거면 없애라.'라는 극의 장치 관련 이론. 특정 소재에 대해 주의깊게 짚고 넘어간다면 그 소재는 반드시 써야 되며, 그렇지 않고 그냥 넘긴다면 그 소재는 극을 산만하게 만들 뿐이라는 것.

이 외에도 작가를 위한 격언에도 그의 글귀가 등장한다던가, 후세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할 수 없다.

체호프의 집을 나와, 타간로그 시내를 돌아봤다.

 

아조프 해변 공원으로 가는 길. 계단이 상당히 길다.
타간로그 300주년 기념탑.
멀리 보이는 타간로그 항구. 내해여서 그런지 모르겠으나 바다가 그렇게 깨끗해뵈진 않았다.
타간로그 역 방향으로 난 철길. 반대로 가면 타간로그 항구다.
표트르 대제 동상 방향으로 가다 만난 고양이. 어딜 가느냐, 이 중생아?
표트르 대제 동상. 타간로그 시 입장에서는 타간로그의 존재를 만들어준 은인일 수밖에.
표트르 동상이 있는 공원 뒤로 펼쳐진 아조프 해. 타간로그 항구가 함께 있다.

뒤늦게 여기서 문제가 생긴 걸 눈치챘다. 카메라 센서에 먼지들이 달라붙어 청소를 하는 것으로 해결이 안 되는 것.

모스크바에 도착해 숙소 체크인을 마치자마자 서비스센터에 가서 1,500루블을 내고 카메라 청소 및 점검을 받았다.

생각보다 모스크바에서 지출이 여럿 생겼는데,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지출 이야기는 할 부분이 너무 많다...

표트르 동상을 마지막으로 타간로그에서 로스토프로 돌아갔다. 돌아갈 때는 열차를 타고 가기로 했다.

퇴근시간의 혼잡을 피하기 위해서 열차를 택한 것도 있다. 버스를 타면 교통체증을 이길 수가 없으니까.

 

타간로그-1 기차역. 소규모 도시 치곤 규모가 좀 있다.

타간로그에도 엘렉뜨리찌까를 탈 수 있는 기차역이 2개가 있다. 여기는 1(pass)역.

로스토프까지의 표값은 122.5루블. 열차가 자주 있는 게 아니니 시간을 잘 알아봐야 한다.

 

최신형 엘렉뜨리찌까 열차. 이 열차는 타간로그-2역에서 다시 로스토프 역으로 갔다.

잠시의 외도를 끝내고, 슬슬 모스크바로 올라갈 준비를 했다. 본격적으로 추운 도시에 올라가는 만큼 준비가 필요했다.

여긴 따뜻하지만 기온이 최소 15도 이상 차이나는 만큼 월동 준비를 해야 했으니.

그렇게 내 생애 가장 추운 10월을 러시아에서 맞이했다.

 

2019. 10. 13

Written by Konh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