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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밖 유람기/러시아, 스페인, 포르투갈('19. 8. 2 ~ '20.1.28)

#24. 이르쿠츠크(2) - 새똥맞고 알혼 섬 들어가기

이르쿠츠크에서 3일 머문 뒤, 바이칼 호의 유일한 유인도인 알혼 섬으로 들어갔다.

알혼 섬으로 가는 방법은 2가지가 있다.

① 버스터미널에서 공용버스를 타고 가는 법

② 미니버스를 타고 가는 법

어느 것을 타나 걸리는 시간은 길다. (공용버스가 4시간 안에 컷해준단 이야기가 있는데 타보질 않아서 모르겠다.)

난 ②를 선택했다. 버스비는 왕복 2,000루블.

그런데 이 미니버스가 바로 알혼 섬으로 출발하는 것이 아니고,

이르쿠츠크 시내 주요 호텔, 호스텔을 돌면서 사람을 모두 태우고 출발한다.

그래서 10시에 탄 것 같은데, 이르쿠츠크 시내를 벗어난 건 10시 30분 정도 되어서였다.

숙소에서 알혼 섬까지 걸리는 시간은 대략 6시간. 적잖은 시간이긴 한데, 알혼 섬 진입 후 도로 상태를 보면 이해가 됐다.

이동 시간이 길어서 중간에 휴게소 비슷한 곳에서 쉰다. 30분 정도 쉬었다 출발.

 

버스가 작다. 좌석도 좁다. 그런데 가방은 다 들어간다. 신기하다.
버스가 출발한 지 2시간 쯤 되어 멈췄다. 간단히 먹을 것이나 마실 것 사서 다시 버스 오르면 됨.

계속 달리다 보면 한 번 페리를 타고 건너는 지점이 있다. 이 때, 모든 사람들은 버스에서 내려 배로 이동한다.

배가 알혼 섬 선착장에 도착하면 다시 버스를 타야 하니, 내가 탄 버스가 어떤 버스인지 잘 기억해두자.

생각보다 미니버스들이 많아서 내가 탄 버스가 어떤 버스였나 까먹을 수도 있다.

 

알혼섬으로 건너가기 전. 차량이 먼저 들어가고 그 다음에 사람들이 들어간다.

 

누가 사람들 탄 배 아니랄까봐 갈매기들이 먹을 것을 달라고 달려든다.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어떤 새 한 놈이 내 머리에 새똥을 싸고 그대로 도망갔다. 그 순간 욕이 알아서 튀어나오더라...

카메라 고무패킹에도 새똥이 묻어버려 폭☆8 직전까지 텐션이... (카메라는 숙소에 가자마자 청소 키트로 다 닦아냈다.)

다행히 버스에 같이 탔던 태국 청년이 물티슈를 급히 빌려주어 다 닦아내긴 했지만, 거북한 기분을 떨치긴 어려웠다.

그냥 액땜했다고 생각해야지 싶은데, 그게 마음대로 되질 않는다. (나중에 보니 바지에도 묻었더라...)

그 이후로 내가 갈매기 사진을 찍지 않는다.

 

배 위에서 찍은 사진. 저 방향으로 쭉 가면... 뭐가 있을까?

 

배를 타고 건너는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는다. 길어봐야 20분이었나.

알혼 섬 선착장에 도착하면 사람부터 내리고 차량이 내린다. 차량이 내리는 대로 먼저 타고 온 버스에 타면 된다.

이 때, 멀미를 심하게 하는 사람은 이르쿠츠크 출발 시 멀미약부터 먹고 탈 것을 강력히 권한다.

(돌아올 때도 마찬가지다. 꼭!)

 

이 길을 보시라. 알혼 섬에 들어오는 순간 포장도로는 1도 없다.

 

차량 속도는 60km/h 이상 낼 수 없을 만큼 도로가 험하다. 겉으로 봐선 도로가 멀쩡해 뵈지만 모래와 돌이 가득한,

말 그대로 시골길 뺨 치는 수준의 도로다. 차량 흔들림도 심하니 머리 찧지 않도록 주의...

(나는 피곤하다고 졸았더니 차 벽에 머리 네댓 번 찧었다.)

그렇게 6시간을 달려 니키타 하우스에 도착했다. 정말 이동하느라 힘 다 쓰는 게 이럴 때를 말한다고 느끼며 K.O.

 

2019. 9. 10

Written by Konh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