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쿠츠크는 시베리아의 파리라는 이명을 갖고 있다.
시가지를 걷다 보면 유럽의 향취가 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시베리아의 파리'라는 별명은 이 도시가 원해서 얻은 별명은 아닌 것 같다.
치타에 있을 때 '데카브리스트의 난'에 관한 내용을 봤더니 이 별명이 왜 생겼는지 이해가 된다.
데카브리스트의 난에 참여했던 장교들은 처형 아니면 유배를 당했다. 유배지는 바로 시베리아 한복판.
그 중에서도 이르쿠츠크였다. 여름에는 따뜻한(심지어 덥기도 한) 도시지만,
겨울에 닥치는 시베리아의 혹한은 이 곳이 왜 유배지인지 알게 해준다.
다시 생각하면 여름엔 덥기까지 한데 겨울엔 더럽게 춥다. 그러니 유배지였지...
이르쿠츠크에 있던 동안 날씨는 하루 걸러 비가 왔다. 도착한 날 비 오고, 다음 날 비 안 오고, 그 다음 날 비 오고...
이렇게 날씨가 변덕스러울 수가 있나 원망하면서도 하루라도 맑은 날이 있어 다행이란 생각에 시내를 돌아다녔다.
사족이지만, 박물관은 들어가보고 싶으면 들어가고 관심이 없으면 그냥 밖에서 보는 것으로 만족해도 될 듯.
안가라 호는 세계 최초의 쇄빙선이라고도 전한다. 안에는 항행과 관련된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입장료는 150루블.
쇄빙선 안가라 호가 있는 곳으로 오려면 시내에서 트롤리버스 3번을 타는 것이 제일 좋다.
알렉산드르 3세는 러시아 로마노프 왕조의 13번째 군주로, 시베리아 철도를 건설토록 한 장본인이다.
즉, 시베리아 개척의 주요 인물로서 동상이 있지 않나 싶다.
이 광장을 중심으로 주요 장소들이 몰려있는데, 이르쿠츠크 역사 박물관 등등이 있다.
레닌 동상도 여기서 130 지구 방향으로 올라가면 나온다.
왠지 레닌은 러시아 어느 도시엘 가도 있을 것 같다. 그 도시의 규모가 어떻든 상관 없이...
세계사에 다시 없을 혁명을 성공한 사람이니 그 자체로 가치가 있어서일까.
레닌 동상을 뒤로 하고 안가라 강변으로 갔다. 가는 길에 키로프 광장을 가로질러 가니 이르쿠츠크 주 정부 청사가 있다.
안가라 강변 공원에 한 번에 오는 것보다, 이렇게 여러 곳을 거쳐 올 수 있어 오히려 걷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스 정교 성당도 있고, 박물관 및 미술관들이 생각보다 많아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이르쿠츠크에서 이틀 정도 머물며 천천히 도시를 거니는 것도 좋다.
날씨가 영 좋지 않아 여기까지 돌고 돌아왔다.
간간이 빗방울도 떨어지거니와 8월 치고 추운 날씨 때문에 더 다니다간 감기에 걸릴 것 같아서 쉬기로.
2019. 9. 7
Written by Konh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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