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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밖 유람기/러시아, 스페인, 포르투갈('19. 8. 2 ~ '20.1.28)

#89. 발렌시아(2) - 지중해 교역의 마당발(?) / 라 론하 데 라 세다(La Lonja de la Seda)

발렌시아에 독착한 날이 11월 10일, 한국에서 슬슬 추워진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여기는 별 해당이 되지 않았다.

아, 숙소의 공기가 엄청 나빴던 것을 빼면 말이다. (이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풀어야지!)

발렌시아에서의 첫 일정은 앞 글처럼 해안가 산책으로 대신했다.

한 번 쉬기 시작하니 계속 쉬고 싶은 게 사람의 마음인 것 같다.

그렇다고 안 움직이면 시간만 낭비하는 것 같아서, 다시 움직인다.

 

저 멀리 보이는 'Torres de Quart'. 저기 올라갈 수도 있다는데, 어차피 미겔레테 탑 올라갈 거라서 패스.
라 론하 데 라 세다(La Lonja de la Seda). 이래 뵈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건물이다.

사진에 보이는 모습은 라 론하 데 라 세다 정면이고, 입구는 사진 정면의 왼쪽으로 돌아서 뒤로 가면 있다.

 

설명을 보면, 1482 ~ 1533년 사이에 지어진 건물, 성당, 정원 등의 건축물군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

후기 고딕 양식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르네상스 양식의 표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처음 세워졌을 때는 기름 교역소였다고 하는데, 얼마 되지 않아 해상 무역 거래소와 비단 교역소가 들어섰기에

'로탸 데 라 세다'라는 이름이 붙었을지도.

발렌시아가 지중해 무역의 중심지였기 때문에 이러한 거래소 건물이 지어질 수 있었을 터.

입장료가 없을 것 같지만 2유로. 얼마 하지 않으니 시간 있다면 한 번 들어가보면 좋다.

 

1층의, 교역 거래를 체결하던 '살라 데 콘트라타시온(Sala de contratacion)'. 보기보다 천장까지 꽤 높다.
거래소 벽면에 적힌 라틴어 문구. 내용은 거래인들의 정직과 공정성에 대한 것이다. 신용이 없는 거래는 있을 수 없으니.
바닥뿐만 아니라, 지붕에도 발렌시아의 문장이 곳곳에 있다.
1층의 교역소에서 통로를 통해 바로 넘어갈 수 있는, 성모 마리아를 기리는 예배당.
2층에 있던 재판정. 1층 못지 않게 천장이 높다. 자산을 다 날리고 법정에 서는 것만큼 미치는 일도 없겠지.

1층에서 2층은 바깥의 계단을 통해 올라갈 수 있다.

2층에는 재판정이 있어, 거래 간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파산한 사람들을 재판했다고 전한다.

그럼 여기서 죄가 있다고 판결을 받은 사람들은 어디로 갈까?

 

아무 생각 없이 보면 비밀의 방처럼 생겼다. 여기로 들어가면...
누가 봐도 영락없는 감옥이다.

지상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밑에 비밀의 방(?)으로 향하는 문이 있었다.

혹시나가 역시나, 그 문을 타고 내려가니 지하에 감옥이 있었다.

거래소+재판정+감옥의 완벽한 결합이다. 거래하다 잘못을 범하면 재판에 수감까지 Non-stop 아닌가.

죄는 짓지 말고 삽시다(?).

 

라 론하 데 라 세다를 다 보고, 마침 바로 앞에 발렌시아 시장이 있어, 짬 내어 들렀다.

가끔 느끼지만, 이따금씩 시장 구경할 때가 재밌다.

주의점이라면, 일찍 열고 생각보다 일찍 닫는다. 일요일 휴무, 매일 07:30 ~ 15:00 영업.

 

유달리 붉은 새우. 여기서 생굴을 하나 달라 해서 2유로 주고 까먹었다.
어느 푸줏간에 있던 돼지의 머리. 왜 돼지는 항상 웃고 있을까?
말 그대로 종합 시장이니, 청과물, 육류, 어패류 등등 안 파는 것이 없다.

시장에서 먹을 걸 좀 사고, 숙소에 들렀다 발렌시아 대성당엘 갔다.

미겔레테 탑도 올라야 하니 쉴 겸.

 

2020. 1. 17

Written by Konh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