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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밖 유람기/러시아, 스페인, 포르투갈('19. 8. 2 ~ '20.1.28)

#90. 발렌시아(3) - 최후의 만찬이라니? / 발렌시아 대성당

발렌시아 대성당이라면 당연히 발렌시아 교구를 관할하는 대성당이겠거니 싶어서 갈까 말까 고민하다,

'최후의 만찬'에 쓰인 성배가 모셔져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 번 가볼까 했다.

돈을 아낄 땐 아끼더라도, 언제 다시 올지 모르니 한 번 가보는 게 낫지 싶었다.

성당 입장료는 8유로, 오디오 가이드 비용도 포함되어 있다. 단, 한국어는 없다.

성당과 붙어있는 미겔레테 탑 입장료는 2유로로 별도.

 

왼쪽의 탑이 미겔레테 탑, 오른쪽이 발렌시아 대성당.
여느 성당이 그렇듯 중앙에는 미사를 집전하는 제단이 있고, 그 앞에 신도들이 앉을 수 있게 되어 있다.
예수와 그의 제자들을 나타낸 주 제단 지붕의 장식들. 황금색을 입혀놓아 더 화려해보인다.

사실 (나를 포함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성당을 여러 곳 가도 예수의 12사도가 누군지, 성모 마리아가 누구인지

아무리 봐도 기억을 하기 어렵다. 오히려 비슷비슷한 풍경에 질려서 안 가게 될 뿐.

당연할 수밖에 없는 것이, 대체로 교리에 능통한 신학자 혹은 카톨릭 신도도 아니거니와

평소 한국에 있을 때는 성당의 'ㅅ'자와 일면식도 없으니 그럴 수밖에 없겠지 싶긴 하다.

 

발렌시아 대성당이 유명해진, 이른바 최후의 만찬에 쓰였다던 그 성배.

성당을 한 바퀴 둘러보고, 미겔레테 탑에 올라가야 하니 시간을 많이 끌 순 없었다. (이 때가 이미 오후 4시 반)

미겔레테 탑 입장료는 탑 입구에서 내야 하니, 2유로를 미리 준비할 것!

 

탑 입구에 입장 가능 여부를 알려주는 불빛이 있는데, 붉은 빛이면 올라갈 수 없다.

탑 높이가 밖에서 봤을 때는 높은 것 같은데, 못 올라갈 정도는 아니니 조금 걷다 보면 금세 정상에 도착한다.

이 탑에서 발렌시아의 해 질 녘을 보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으니, 발렌시아에 왔다면 꼭 올라가시길.

2유로가 크게 아깝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

 

노을과 하늘이 잘 살려준 발렌시아 사진 하나.
해 질 때 되니 건물들이 노을빛을 받았다. 눈으로 안 보면 모를 풍경.
미겔레테 탑의 종. 내 몸집 못잖게 크다. 탑 위의 연기같이 나온 건 구름.

종이 15분 간격으로 울리다 보니, 정각 기준으로 15분마다 종이 울릴 것 같으면 종 아래를 피해야 한다.

종을 배경으로 사진 찍던 사람들이 종소리에 화들짝 놀라 도망가는 모습을 꽤 많이 봤다.

 

내려갈 때는 이 등 보고 내려가면 되는 것 같은데, 혹시 이 등도 통행 가능 여부를 알려주는 건가?

발렌시아에 머물면서 나름대로 알차게 다닌 것 같다.

아, 그리고 꼭 가게에서 바로 짜주는 오렌지 주스는 꼭 드셔보시라.

목 마를 때 한 모금 마시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2020. 1. 17

Written by Konh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