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이동부터 보통의 시베리아 횡단 루트와 궤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보통 시베리아 횡단을 한다고 하면 니즈니 노브고로드로 바로 간 다음 모스크바로 가거나,
시간상 중간 경유 없이 바로 모스크바로 가는 경우가 많은데, 내 계획은 달랐다.
기왕 하는 러시아 횡단, 한 번 흑해 앞까지 갔다가 치고 올라가보잔 생각에 카잔에서 볼고그라드를 거쳐 크라스노다르,
로스토프-나-도누로 가보기로 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시점에는 이미 로스토프-나-도누에 도착한 상태.
다들 이 루트를 들었을 때 갸우뚱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물론, 지금 조금 아쉬운 부분도 있긴 하다. 크라스노다르보다는 바로 소치 쪽으로 가는 것이 더 나았을 것 같다.
다만 지금의 착오가 나중의 자양분이 되리란 것은 부정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날씨가 따뜻해서 더 좋다. ~_~)
여정 중 가장 떠들썩했던 카잔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카잔-1역으로 갔다.
올 때는 카잔-2역으로 왔지만 갈 때는 카잔-1역이라니, 카잔의 두 기차역을 다 가볼 수 있었다는 사실도 참 감사하다.
아이러니한 것은 카잔의 시간대는 모스크바와 동일한데, 볼고그라드의 시간대는 모스크바보다 1시간 빠르다.
열차는 볼가 강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갔다. 이번에는 플라쯔까르따. 옆 침대에는 연세가 지긋하신 아주머니께서 타셨다.
다음 날 아침에 사라토프 역에 도착했길래 아침거리를 사러 나가려는데, 슬리퍼를 신고 나가려다 잠시,
옆 침대에 계시던 아주머니께서 그렇게 나가면 발이 차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잠깐 나갔다 올 거라 괜찮다며 나왔다만, 사실 꽤 추웠다. 9월이라고 시원한 게 아니라 춥다니.
혹자는 러시아 사람들이 차갑지 않느냐고 많이 묻는다. 주변 지인들로부터 이런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겉으로는 차가워뵈도 잔정이 있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늘 그렇게 말한다. 겉만 보고 판단하면 뭔들 못할까.
그렇게 카잔을 출발한 지 꼬박 하루만에 볼고그라드에 도착했다. 옆 자리 아주머니의 여행 잘 하라는 격려와 함께.
그렇게, 첫 번째 영웅도시, 볼고그라드에 도착했다. 덤으로 영 좋지 않은 날씨와 함께...
열번 | 일자 |
발(發) |
착(着) |
운임 | 비고 |
045Е | '19. 9. 19(목) | 16:58 | 18:05+1 | 3173루블 |
3달 전 예매, 플라쯔까르따 |
2019. 9. 29
Written by Konh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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