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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밖 유람기/러시아, 스페인, 포르투갈('19. 8. 2 ~ '20.1.28)

#20. 울란우데(2) - 혼자 다닐 때보다 함께 다닐 때가 더 재밌다 ①

혼자 여행을 하다 보면 으레 고독함을 수반할 때가 많다.

그래서 호스텔에 머물 때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고, 다른 곳에서 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노라면 호기심이 생긴다.

울란우데에 머물 때 이볼긴스키 사원과 울란우데 민속박물관을 같이 묵던 사람들과 다녔는데, 재밌는 경험이었다.

두 명은 모스크바에서 학업을 마치고 여행 중인 영국 학생들, 한 명은 베를린에서 약사로 일하는 독일 분.

 

이볼긴스키 사원은 소련 치하에도 있던 2개의 티벳 불교 사원 중 하나로, 스탈린이 건립을 허가한 티벳 불교 사원이다.

실제로 티벳 불교는 러시아 주요 종교로 지정되어 있으며, 푸틴 대통령과 티벳 불교 지도자 간 회담도 왕왕 열린다.

이볼긴스키 사원을 구성하는 건물들은 1971년에 화마를 입어 다 새로 세운 것이라고 하며,

본당뿐만 아니라 승려를 양성하는 불교 교육 기관도 같이 있다.

 

이볼긴스키 사원으로 가려면 우선 'Площадь банзарова'라는 정류장으로 가야 한다.

아르바트 거리에서 오디기뜨리옙스끼 성당 방면으로 쭉 내려가다 성당으로 가기 전 우측을 보면 버스들이 모여있다.

그 곳이 바로 버스를 타는 곳이다. 정 모르겠으면 이볼긴스키 닷짠(Иволгинский дацан)이라 말하면 된다.

'дацан'이 러시아어로 사원을 뜻한다.

 

① 134번을 탄다. 134번을 타고 종점에서 내린다. 종점까지의 요금은 50루블.

    (버스는 사람이 차면 바로 출발한다. 30분 간격이라곤 하는데 생각보다 간격이 촘촘한 것 같다.)

② 종점에서 내리면 길 건너의 봉고차를 탄다. 그 봉고차가 바로 이볼긴스키 사원까지 가는 버스(?)다. 요금은 30루블.

    (이 봉고차를 놓치면 30분을 기다려야 된다. 탈 수 있다면 바로 타자.)

 

이렇게 이볼긴스키 사원에 도착하면 들어가서 시계방향으로 돌면서 둘러보면 된다.

 

마니차라 부르는 것. 여기서는 후르데라고 부른다

사원에 들어가니 곳곳에 마니차(후르데)가 있었다. 이 통을 돌릴 때마다 업보를 하나씩 없앤다는 이야기가 있다.

아무래도 경전을 읽을 수 없는 과거 민중들을 위한 하나의 배려가 아니었을까.

 

사원 자체도 넓어 경내에 사원 외에 수도승의 거처도 있다. 시끄럽지 않게 주의!

 

바끝에 새 사원을 짓고 있다. 뭔가 더 휘황찬란해보이긴 한데 기분 탓인가?

 

여기가 본당. 안에서 열어줘야만 들어갈 수 있는데, 열려도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더라.

 

본당과 떨어져 있는 또 다른 건물. 예전에 중국 청더(承德)의 보타종승지묘에 갔을 때가 생각난다.

 

담장의 연꽃 무늬. 연꽃은 진흙 속에서도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부처님의 자비와 지혜를 상징한다.

 

4년 전에 중국 청더(承德)의 보타종승지묘에 다녀온 적이 있다.

보타종승지묘는 티베트의 포탈라궁을 모방해 지은 사원으로, 여름에 청 황실이 청더로 오면 예불을 드렸던 사원이다.

보타종승지묘의 색감과 이볼긴스키 사원의 색감이 비슷해 그 때의 생각이 많이 난다.

차이가 있다면 청더에 다녀왔을 때는 날씨가 더 추웠던 것...

 

간만에 부처님께 기도드리고 신앙심을 충만히 한 하루. 그리고 혼자가 아니어서 더 좋았던 하루였다.

 

2019. 9. 3

Written by Konh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