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여행을 하다 보면 으레 고독함을 수반할 때가 많다.
그래서 호스텔에 머물 때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고, 다른 곳에서 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노라면 호기심이 생긴다.
울란우데에 머물 때 이볼긴스키 사원과 울란우데 민속박물관을 같이 묵던 사람들과 다녔는데, 재밌는 경험이었다.
두 명은 모스크바에서 학업을 마치고 여행 중인 영국 학생들, 한 명은 베를린에서 약사로 일하는 독일 분.
이볼긴스키 사원은 소련 치하에도 있던 2개의 티벳 불교 사원 중 하나로, 스탈린이 건립을 허가한 티벳 불교 사원이다.
실제로 티벳 불교는 러시아 주요 종교로 지정되어 있으며, 푸틴 대통령과 티벳 불교 지도자 간 회담도 왕왕 열린다.
이볼긴스키 사원을 구성하는 건물들은 1971년에 화마를 입어 다 새로 세운 것이라고 하며,
본당뿐만 아니라 승려를 양성하는 불교 교육 기관도 같이 있다.
이볼긴스키 사원으로 가려면 우선 'Площадь банзарова'라는 정류장으로 가야 한다.
아르바트 거리에서 오디기뜨리옙스끼 성당 방면으로 쭉 내려가다 성당으로 가기 전 우측을 보면 버스들이 모여있다.
그 곳이 바로 버스를 타는 곳이다. 정 모르겠으면 이볼긴스키 닷짠(Иволгинский дацан)이라 말하면 된다.
'дацан'이 러시아어로 사원을 뜻한다.
① 134번을 탄다. 134번을 타고 종점에서 내린다. 종점까지의 요금은 50루블.
(버스는 사람이 차면 바로 출발한다. 30분 간격이라곤 하는데 생각보다 간격이 촘촘한 것 같다.)
② 종점에서 내리면 길 건너의 봉고차를 탄다. 그 봉고차가 바로 이볼긴스키 사원까지 가는 버스(?)다. 요금은 30루블.
(이 봉고차를 놓치면 30분을 기다려야 된다. 탈 수 있다면 바로 타자.)
이렇게 이볼긴스키 사원에 도착하면 들어가서 시계방향으로 돌면서 둘러보면 된다.
사원에 들어가니 곳곳에 마니차(후르데)가 있었다. 이 통을 돌릴 때마다 업보를 하나씩 없앤다는 이야기가 있다.
아무래도 경전을 읽을 수 없는 과거 민중들을 위한 하나의 배려가 아니었을까.
4년 전에 중국 청더(承德)의 보타종승지묘에 다녀온 적이 있다.
보타종승지묘는 티베트의 포탈라궁을 모방해 지은 사원으로, 여름에 청 황실이 청더로 오면 예불을 드렸던 사원이다.
보타종승지묘의 색감과 이볼긴스키 사원의 색감이 비슷해 그 때의 생각이 많이 난다.
차이가 있다면 청더에 다녀왔을 때는 날씨가 더 추웠던 것...
간만에 부처님께 기도드리고 신앙심을 충만히 한 하루. 그리고 혼자가 아니어서 더 좋았던 하루였다.
2019. 9. 3
Written by Konh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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