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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밖 유람기/러시아, 스페인, 포르투갈('19. 8. 2 ~ '20.1.28)

#19. 울란우데(1) - 넋 놓다 뒤통수 맞다. 러시아 열차 티켓 보는 법, 그리고 시내 활보

울란우데는 부랴티야 공화국의 중심지다. 이름대로 부랴트인들이 심심찮게 보인다. 부랴트인은 몽골인과 가까운 일족.

울란바토르라는, 몽골의 수도 이름과 비슷한 이 도시의 이름을 보면, 두 도시 사이에 무슨 관계라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갖지만, 실제로 큰 관계는 없다고 한다.

울란우데는 '붉은 우데 강'이라는 뜻이고 울란바토르는 '붉은 영웅'이란 뜻인데, 언어가 비슷할 뿐, 도시의 연관성은 없다.

그래도 한국사람과 생김새가 비슷한 사람들 속에 섞이니 나도 이방인 취급을 덜 받을 수 있었던 것 같기도.

 

울란우데에 머무는 동안 유달리 유럽에서 온 사람들이 많았다.

바로 몽골로 가는 중간 기착점이기 때문.

열차는 울란우데를 촐발해 몽골의 울란바토르를 거쳐 베이징까지 이어진다.

다만, 여행자들은 버스를 선호한다는데, 앞 글에도 썼지만 열차를 타면 출입경 절자에 걸리는 시간이 너무 길어서라나.

 

혁명 광장에 있는 울란우데의 랜드마크, 레닌 머리 동상. 레닌 아저씨, 여기도 있네요? 근데 머리만...

 

울란우데 기차역에서 레닌 광장에 오는 경우라면, 울란우데 역 앞에서 4번과 23번 버스를 타면 된다.

버스요금은 시간 상관 없이 25루블. (러시아에서는 지역마다 특정 시간이 넘어가면 요금을 더 받기도 한다.)

 

헌데 울란우데에 도착해서 문제가 생겼다.

이후 탈 열차들의 표를 미리 끊어놨는데, 까사(Касса)에서 표를 받아보니 표 2장의 여권번호가 딱 1자리만 달랐다.

 

이럴 때 해결방법은 간단하다. 까사에 가서 여권과 함께 표를 주고 여권번호를 바꿔달라고 하면 된다. 수수료와 함께.

수수료는 티켓 1장 당 236.4루블. 한화로 환산하면 약 4,300원 정도. 수수료 치고 조금 비싸다.

 

위는 그냥 받았을 때의 티켓, 아래는 재발행받은 경우. (두 티켓의 열차는 다릅니다. 중요 정보 가림.)

 

티켓을 재발행받을 경우, 본인임을 확인하는 서명을 하고 새로이 티켓을 받는다.

그 경우, 위의 사진에서 붉은 네모를 쳐놓은 것처럼 이전 티켓의 번호와 수수료 내역까지 적혀 있다.

여권 번호가 1자리라도 다르면 열차를 탈 수 없으니, 만약 틀렸다면 바로 매표소로 가서 정보를 바꾸자.

바꾸지 않고 그냥 타려다가는 힘 센 차장님 혹은 러시아 경찰과 사이 좋게 끌려나갈 수 있다.

해외에서 우리의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여권 뿐. 티켓이 여권 정보와 일치하는 지 다시 한 번 확인합시다.

이 참에 티켓 보는 법 설명. (티켓에 쓰인 내용을 그대로 적음.)

① - 055 ЫА 04. 09. 20:30 03 К 001613.5 001816.7 01 ПОЛНЫИ \

② - КРАСНОЯРСК ПАСС → НОВОСИБИРСК-ГЛАВНЫИ

③ - МЕСТА 010 / ФПК ЕНИСЕЙСКИЙ

④ - (인적사항을 적는 칸) 

(이하 생략. 이하의 내용은 발권 정보 및 주의사항, 변동사항을 적은 것입니다.)

→ 변동사항이 있을 경우 ВНИМАНИЕ!라고 적혀 나온다. 통상 시간 변경이 있을 경우 티켓에 적혀 나오는 듯.

 

번호 별로 설명을 적으면 다음과 같다.

① : 055Ы 열차 / 9월 4일 20:30 출발 / 3호차 / 운임(1613.5루블), 요금(1816.7루블) / 1번째

② : 크라스노야르스크 → 노보시비르스크 행

③ : 10번 자리(침대) / ФПК ЕНИСЕЙСКИЙ(러시아 연방 여객 철도회사 예니세이 지사)

④ : ЗЗМ12345678(여권번호) / HONG=GILDONG=-(성명)/01012000(생년월일, 일-월-년 순)/KOR(국적)/M(F)(성별)

이것만 알아도 충분히 탈 수 있고, 정 모르겠으면 숙소에 있을 때 직원에게 물어보면 친절히 설명해주니 걱정 No!

 

티켓 문제는 생각보다 금방 해결했고... 어차피 울란우데에서 4일을 머무르기로 했으니 천천히 돌아보기로 했다.

시간이 제한되어 있으면 빠릿빠릿 돌아봤겠지만 시간은 많으니 인생 여유롭게.

다만 저렇게 나가는 바보비용이 생기면 뼈 아프다. 따흑.

 

일도 해결했으니 시내를 좀 걸어보기로 했다.

 

나름 단장한 아르바트 거리. 정확히는 여기도 레닌 거리다.

 

아르바트 거리를 중심으로 박물관, 음식점, 커피숍, 쇼핑 콤플렉스도 모여 있다. 어지간한 것은 여기서 해결할 수 있을 듯.

 

아르바트 거리를 내려오다 왼쪽으로 가면 나오는 사회주의 기념탑.

 

이 기념탑을 바라보는 방향 기준으로 오른쪽에 큰 시장이 있다.

물건을 사진 않았지만 시장을 둘러보는 것도 재미는 쏠쏠할 듯.

 

하늘빛을 닮은 성당. 오디기뜨리옙스끼 성당이라고 한다.

 

본당 옆에 있는 조그만 회당. 여기가 더 예뻐보이는 건 기분 탓인가?

 

울란우데도 러시아 영토인지라 러시아 정교회 성당이 있다. 건물 자체는 300년이 넘은 건물이지만,

러시아 혁명 이후 다른 곳의 성당과 마찬가지로 방치되었다 소련 붕괴 이후 종교 기능을 회복했다고.

이 점은 러시아 어느 성당을 가도 비슷할 것이다.

 

승리 광장으로 올라오면서 마주친 건물 귀퉁이. 시계탑처럼 되어 있는데, 실제로 정각마다 종이 울린다. 알아보니 전(全) 러시아 국립 텔레비전 및 라디오(ГТРК)라는, 러시아 국영방송국 건물이다.

 

푸른 하늘 빛을 닮은 도시, 울란우데에서의 첫 날의 폭풍과 둘째 날을 이렇게 보내고

다음날에 이볼빈스키 사원엘 다녀오기로 했다.

 

2019. 9. 3

Written by Konh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