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이 많았던 무르시아에서의 나날을 뒤로 하고 마드리드로 향한다.
문제가 있다면 5시간 반 동안 버스를 타야 하는 것 뿐.
이 때까지만 해도 버스를 길게 타는 일이 그리 익숙지 않았다.
무르시아를 뜨기 전, 엘체에 다녀오면서 본 거대 예수상이 있어 근처에 가보기로 했다.
세워진 지는 100년 남짓 됐다고 하는데, 버스 시간을 잘 확인해야 했다.
(나중에 도착해서 안 사실이지만, 올라가는 길이 중간에 막혀있어 예수상 가까이 갈 수 없었다.)
여기로 가려면 무르시아 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는 36번 버스를 타야 한다.
평일, 토요일, 일요일(공휴일) 각각 버스 출발 시각이 다르니 시간표 확인 필수.
버스를 타고 'Cuartel'에서 내려 조금 걸어 올라가면 된다.
지도를 보니, 이 곳 일대가 전부 몬테아후도(Monteagudo) 고성 유적으로 묶여 있다.
이 곳이 도시, 요새로 형성된 것도 근 1000년 가까이 됐다 하니, 나름 오래된 도시 아닌가.
그러나 거리가 멀리 떨어져있어 마드리드로 갈 버스를 타야 하는 나는 다 둘러볼 순 없었다.
더욱이 월요일인지라 안내소도 문을 닫았다. 그래서 예수상 위로 올라가는 길을 닫아놓았나...
여튼, 숙소로 돌아와서 짐을 챙기고, 마드리드로 갈 준비를 했다.
천천히 돌아나오고 싶었지만 버스 시간도 맞춰야 했으니 어쩔 수 없는 일.
터미널에서 숙소로, 다시 숙소에서 터미널로 왕복 4km를 걸었다.
이전 글에도 썼지만, 숙소에서 터미널을 이어주는 버스가 없으니 그저 걸을 수밖에.
택시를 타자니 순식간에 요금이 올라가는 미터기를 보기 두려워 그럴 수 없었다.
사실 돈을 아끼려는 여행자라면 Renfe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게,
어떤 교통수단이든 일찍 끊지 않으면 비싼 건 다 똑같으나, 버스를 예매할 때 그 차이가 더 크다.
당장 ALSA Promo로 5유로에 끊을 수 있는 노선을 Renfe에서 찾아보면,
심하면 3~4배 이상 차이 나는 경우도 많이 봤다. 그러니 자연스레 더 싸게 이용할 수 있는 버스를 탄 것.
특히 AVE를 탈 일이라도 있다손 치면 차이가 훨씬 클지도 모른다.
(나중에 예산 사용 목록도 한 방에 올릴 생각이 있으니, 그 때 확인해보시라.)
여튼, 여행을 시작한 지 109일 째 되던 날, 드디어 스페인의 수도인 마드리드에 도착했습니다.
그 다음 닥칠 일은 상상도 못 한 채로.
2020. 1. 30
Written by Konh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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