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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밖 유람기/러시아, 스페인, 포르투갈('19. 8. 2 ~ '20.1.28)

#74. 상트페테르부르크(5) - 빅토르 초이의 묘

모스크바에서 머물 때, 아르바트 거리에 빅토르 초이를 추모하는 벽화가 있었다.

그 곳이 성지가 된 느낌이 없잖은데, 실제 빅토르 초이의 묘는 상트페테르부르크 교외에 있다.

이왕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왔으니, 추모차 한 번 가보는 것도 좋은 선택.

지하철, 트롤리버스를 수차례 갈아타고 가는 방법도 있으나, 40루블 내로 미니버스(마슈르카)를 타고 가는 법도 있다.

 

근처까지 타고 갈 마슈르카 K-107번. 교통카드 사용 불가.

넵스키 대로를 빠져나가는 데 애를 먹어서 버스에서 한 숨 거하게 자니,

금세 내릴 곳에 도착했다. 한 40분 정도 걸린 듯.

 

도심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좀 황량하다. 소련식 아파트와 무미건조한 돌담의 조합.

버스에서 내려 왼쪽으로 꺾어 1km 남짓 걸으니, 공동묘지가 나온다.

얀덱스 지도로 찾아간다면, 'Могила Виктор Цоя'라 검색하면 된다. 정확하게는

'Богословское' 공동묘지에 빅토르 초이의 묘가 있다. 주의사항이 있다면, 안내판을 절대 믿지 마라.

빅토르 초이를 추모하는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따로 묘역을 만들어놨다.

내가 찾아갔을 때도 안내판을 토대로 찾다 못 찾고 잠시 길에 서있자, 할머니 두 분이 'Виктор Цои?'라 물으시며

가는 길을 알려주셨다. 한국 사람임을 알아보시고 바로 물어보신 것 같다.

여튼, 좀 걸어야 한다. 얀덱스 지도로 찍으면 걷는 길이 나오니, 그 길을 참조해서 가면 될 듯.

 

다른 이의 묘역과 달리 눈에 확 들어와 금방 찾았다.
꽃과 사진, 양초가 그를 추모하는 이들이 다녀갔음을 말해주고 있다.

묘역을 나오면서, 나 말고도 다른 사람들이 왔다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 어느덧 30년이 다 되어가지만 러시아에는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다.

마지막 사진은 러시아의 전형적인 묘비.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고인의 얼굴을 묘비에 함께 새긴다.

누구의 묘역인지 헷갈릴 일은 전혀 없을 듯. 군인이면 생전에 수훈한 훈장도 같이 새기는 것 같다.

 

러시아의 전형적인 묘비. 이름과 사진을 같이 새겨둔다.

2019. 11. 12

Written by Konh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