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12시간 이상의 장거리 이동이다.
헌데 열차가 16시 39분에 출발해야 되는데, 어째 열차가 들어올 기미를 안 보인다. 전광판을 보니까 20분 지연.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보면, 이르쿠츠크로 들어오기 직전, 산악 구간을 거치는데, 이 구간의 속도가 40km 안팎이다.
그 구간의 구배가 상당하여 속도를 내지 못하니, 지연되는 것이 아닌가 짐작된다.
그래도 어쩌랴. 올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여기서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났다. 플라쯔까르따가 꾸페보다 더 좋은 경우가 많지 않은데 이 열차가 그러했다.
나무로 된 문에, 세월의 향취가 느껴지는 바로 그 객차. 콘센트? 에어컨? 그런 거 기대하지도 마시라.
오히려 앞쪽에 연결된 플라쯔까르따가 더 비쌀 정도였다.
헌데 이르쿠츠크에서 만난 한국 사람과 이 열차에 같이 탔는데, 기가 막힌 인연을 만났다.
내가 대학 시절 알고 지내던(지금도 연락을 주고 받는다.) 누님의 남동생이었다.
여기서 만난 사람은 체코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공부하러 가는 길이었다는데,
그 누님께서 말씀하시길, 동생에게 '내 친구도 시베리아 횡단하는데 설마 만날 수 있을까?' 했단다.
설마 했는데 진짜 만날 줄이야. 아무리 지구 바닥이 넓고 넓어도 세상은 좁다.
나중에 카톡으로 연락했더니 어떻게 만났냐며 신기해하시더라는 후일담.
근 16시간을 달려 크라스노야르스크 역에 도착.
러시아 열차를 타면, 20~40분 간 길게 정차하는 역들이 여럿 있다.
길게 정차하는 역에서는 급수 및 기관차 교체, 객차 증결 등을 실시한다.
이 때, 열차를 타고 길게 이동한다면 저런 매점에서 빵, 라면, 과일 및 주전부리를 살 수 있다.
가격은 확실히 우리나라에 비하면 착하긴 하다. 다만 몇 개는 조금 비싸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렇게 예니세이 강이 도시를 관통하는, 크라스노야르스크 역에 도착했다.
열번 | 일자 | 발(發) | 착(着) | 운임 | 비고 |
069Ч | '19. 8. 30(금) | 16:39 | 10:02+1 | 3144.9루블 | 3달 전 예매, 꾸페 |
2019. 9. 11
Written by Konh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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