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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밖 유람기/러시아, 스페인, 포르투갈('19. 8. 2 ~ '20.1.28)

#27. 7번째 이동 - 이르쿠츠크 → 크라스노야르스크 (069Ч 열차)

간만에 12시간 이상의 장거리 이동이다.

헌데 열차가 16시 39분에 출발해야 되는데, 어째 열차가 들어올 기미를 안 보인다. 전광판을 보니까 20분 지연.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보면, 이르쿠츠크로 들어오기 직전, 산악 구간을 거치는데, 이 구간의 속도가 40km 안팎이다.

그 구간의 구배가 상당하여 속도를 내지 못하니, 지연되는 것이 아닌가 짐작된다.

그래도 어쩌랴. 올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이르쿠츠크 역 대합실 안에서. 열차가 도착할 때가 되면 'путь'에 플랫폼 번호가 나온다.
이르쿠츠크도 나름 규모 있는 역이니만큼 내리고 타는 사람들이 많다.

 

여기서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났다. 플라쯔까르따가 꾸페보다 더 좋은 경우가 많지 않은데 이 열차가 그러했다.

나무로 된 문에, 세월의 향취가 느껴지는 바로 그 객차. 콘센트? 에어컨? 그런 거 기대하지도 마시라.

오히려 앞쪽에 연결된 플라쯔까르따가 더 비쌀 정도였다.

 

위가 069Ч, 아래는 며칠 뒤 탄 055Ы 열차. 같은 꾸페여도 차이가 크다.

 

헌데 이르쿠츠크에서 만난 한국 사람과 이 열차에 같이 탔는데, 기가 막힌 인연을 만났다.

내가 대학 시절 알고 지내던(지금도 연락을 주고 받는다.) 누님의 남동생이었다.

여기서 만난 사람은 체코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공부하러 가는 길이었다는데,

그 누님께서 말씀하시길, 동생에게 '내 친구도 시베리아 횡단하는데 설마 만날 수 있을까?' 했단다.

설마 했는데 진짜 만날 줄이야. 아무리 지구 바닥이 넓고 넓어도 세상은 좁다.

나중에 카톡으로 연락했더니 어떻게 만났냐며 신기해하시더라는 후일담.

 

근 16시간을 달려 크라스노야르스크 역에 도착.

 

중간중간 주요 역에는 이렇게 먹을 것을 살 수 있는 매점이 있다.

 

러시아 열차를 타면, 20~40분 간 길게 정차하는 역들이 여럿 있다.

길게 정차하는 역에서는 급수 및 기관차 교체, 객차 증결 등을 실시한다.

이 때, 열차를 타고 길게 이동한다면 저런 매점에서 빵, 라면, 과일 및 주전부리를 살 수 있다.

가격은 확실히 우리나라에 비하면 착하긴 하다. 다만 몇 개는 조금 비싸다고 느낄 수도 있다.

 

크라스노야르스크 기차역. 광장도 넓고 건물도 좌우로 상당히 크다.

 

그렇게 예니세이 강이 도시를 관통하는, 크라스노야르스크 역에 도착했다.

 

열번 일자 발(發) 착(着) 운임 비고
069Ч '19. 8. 30(금) 16:39 10:02+1 3144.9루블 3달 전 예매, 꾸페

2019. 9. 11

 Written by Konh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