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시간이 틀어지는 바람에 배는 놓쳤지만, 두 발 뻗고 잘 곳이 있었음에 감사하며 샤먼을 떴다.
다행히 비는 멎었고, 흐리긴 했지만 배편이 지연 혹은 취소되었단 이야긴 없었다. 그저 날아간 배표 값이 아까울 뿐.
택시를 타고 우통 항에 도착해서 수속을 밟는데, 내 수속이 은근히 오래 걸렸다.
다들 대만 국적이거나 중국 국적을 갖고 있다 보니 한국 여권이 낯설었는지, 여기저기 확인해보다 유효한 중국 비자가 있어 돌아오는데 문제가 없다니 그제서야 승선권과 여권을 준다. 출경심사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30분 남짓 남았을 때 승선을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배에 타는 사람이 많았다. 자칫 배표가 없었으면 어땠을까 싶지만서도 막상 잔여 표 현황에는 8장 이상 남아있댔으니 안심하긴 했다. 설마 잔여 현황을 갖고 거짓말을 치진 않았겠지.
샤먼 우통 항에서 30분을 내리 달리면 진먼섬 수이터우 항에 도착한다.
대만의 입경심사야 한국 여권이 있는 한 문제 없으면 금방 통과하니 긴장하진 않았는데, 예전에 대만에 방문할 때면 으레 전자 입국신고서를 작성했는데 이번에 그걸 까먹었다. 당일에 작성하니 전산에 넘어오질 않아서, 종이 신고서를 쓰고 다시 심사를 받았단 게 귀찮았을 뿐.
이제는 격렬하던 포성을 딛고 하나의 관광지로 거듭나려 하는 진먼, 양안관계의 격랑 속에서 앞으로 갈 길이 어떨런진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의 모습으로는 대만 본섬에서도 찾는 지역으로 자리매김하는 건 사실인 듯하다.
항구를 나와, 마침 당도한 7A 버스를 타고 진청(金城) 시내로 간다. 섬이라 버스가 뜸하긴 해도 배의 도착 시간에 맞춰 버스가 배차되는 것 같다. 우선, 진청 시내에 내려 중화통신 진먼 센터에 방문, 미리 구입한 esim을 개통하고 숙소로 향했다.
esim 개통까지 끝내고 숙소로 맘 편히 가는데, 그 사이에 일어난 일이 다음 날 발목을 잡을 줄은 모르고 있었다.
2024. 8. 4.
Written by Konh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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