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밖 유람기/러시아, 스페인, 포르투갈('19. 8. 2 ~ '20.1.28)

#49. 크라스노다르(2) - 진짜 예카테리나 대제의 도시

Konhistory 2019. 10. 6. 05:58

크라스노다르는 휴양삼아 많이 온다고들 하는데, 그 이유는 따뜻한 기후 때문일 게다.

도시 자체의 특색이 많지는 않으나, 원래 크라스노다르는 크라스노다르가 아니라, 예카테리노다르였다.

여기가 진짜 예카테리나 대제의 도시다, 이 말씀.

이전에 찾았던 예카테린부르크는 예카테리나 1세의 도시였다면, 크라스노다르는 예카테리노다르였고 예카테리나 2세의 도시다. 애초에 1793년, 예카테리나 2세 재위 시기 요새도시로 건설되었기에 친히 이름을 하사한 것.

이 이름은 1920년에 크라스노다르로 바뀌었다. 크라스(Красн-)라는 접두사가 '붉은'을 의미하는데, 소련의 냄새가 짙다.

이 도시에서 예카테리나 2세가 가지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 보니, 예카테리나 2세 동상이 있다.

이 예카테리나 2세 동상을 중심으로 주 정부 청사 등의 주요 건물들이 자리잡고 있다.

 

크라스노다르 시내의 예카테리나 2세 동상. 지금의 크라스노다르를 있게 해준 일등공신.
크라스노다르 주 정부 청사. 크라스노다르 주에서 관할하는 도시의 깃발이 좌우로 걸려 있다.
크라스노다르 주 법원과 오른편의 푸쉬킨 동상.

이 거리를 다음 날 다시 찾았더니, 날씨가 조금 더 좋아져서인지 거리에 사람들이 조금 더 보였다.

음악 소리가 들려 가보니, 한 할아버지께서 색소폰을 연주하고 계셨다. 가까이 가니 어디서 왔냐 물으시길래,

한국이라고 대답하니 놀라시면서, 크라스노다르가 어떠냐고 물으셨다. 사실 러시아에 다니면서 싫은 도시는 없었다.

조금 힘든 일이 있을지언정 힘든 곳은 없었다. 그래서 따뜻해서 좋다고 했더니, 아주 좋다시며 한 곡을 더 연주하셨다.

가끔 이렇게 만나는 거리의 악사 덕분에 이런 재미도 느끼며 여행을 하는가 싶었다.

 

색소폰을 부시는 모습이 즐거워보인다. 그 순간에 행복을 만끽하신 표정.

그렇게, 러시아에서의 가을이 무르익고 있었다.

 

2019. 10. 5

Written by Konh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