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도장에 대한 생각.
저번 금요일에 여권을 새로 받았다.
예정대로라면 부모님을 모시고 대만에 다녀오려고 여행 허가까지 다 받았는데, 집에 우환이 생겨 여행은 다음으로 미뤘다..
여행은 취소되었지만, 관공서에서 여권은 이미 발급되었으니 찾으러 오라길래 여권은 찾아왔다.
새 여권을 받으니 입대 전까지 쓰던 여권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해졌다.
내가 어딜 다녀왔더라???
#1. 흔한_미필자의_여권.jpg
추가기재면에 깨알같이 병역 안내문이 있다. ㅡㅡ...
그래서 이 여권을 만들 때 10년 복수여권은 죽어도 만들 수 없었다.
이건 그 때의 이야기고, 지금은 자연스레 10년 복수여권이 나온다.
#2. 일본, 러시아, 대한민국 출입국 도장.
이 여권으로 처음 간 곳이 일본이었다. 그게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4년 전이다.
그로부터 시간이 많이 흘러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상륙허가 스티커가 푸른 빛으로 변했다.
러시아에서는 갑자기 사증 첫 페이지에 도장을 찍어주어 혼란스러웠다. 시간순서가 아니라 난장판이기도 하고.
그리고 14. 6. 29 ~ 7. 4에는 중국 동북지역 항일유적지 답사를 다녀왔다.
이 때는 단체비자로 다녀와서 중국 출입국 소인이 없다.
중국에서는 단체비자(별지비자)로 입/출국할 시에는 여권에 별도의 기록을 남기지 않기 때문이라나?
일본 : 나가사키 공항 A.P (入) / 나가사키 공항 A.P (出) : 2014. 2. 23 ~ 28
러시아 :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 (入) / 비보르크 기차역 (出) : 2016. 1. 3 ~ 4
#3. 대만, 미국, 대한민국 출입국 도장
15년 1월 대만, 16년 1월에 유럽에 있다 미국으로 건너갔을 때의 도장이 한데 있다. 시간 순서 그런 거 없다.
미국은 입국 시에만 도장을 날인하고 출국할 때는 누구보다 빠르게 나갈 수 있어서 저 도장 하나만 있더라.
대만 : 쑹산 국제공항 (入) / 쑹산 국제공항 (出) : 2015. 1. 4 ~ 10
미국 : 뉴욕 J.F.K 국제공항 (入) / 뉴왁 리버티 국제공항 (出) : 2016. 1. 15 ~ 22
#3. 중국 비자, 중국 출입국 도장, 난데없는 2014년의 출국도장.
이 여권을 볼 때마다 제일 이해가 안 되는 것이 저 출국도장이다.
왜 사증란 첫 장을 놔두고 첫 출국도장을 저기다 찍어줬는지 이해를 못하고 있다.
쓸데없는 결벽증인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모르게 거슬렸다. 그냥 그렇다구...
그리고 중국 L비자는 정말 비싸다. 저거 한 장 붙이겠다고 6만원 가량의 돈을 냈으니. ㅜㅜ...
중국 : 베이징 수도 국제공항 (入) / 선양 타오셴 국제공항 (出) : 2015. 10. 30 ~ 11. 4
* 중국 출국도장은 #2의 사진에 있다. 날이 넘어가서 입국을 했으니 중국에서는 31일로 찍어주더라.
#4. 노르웨이 출국도장, 중국 임시환승비자, 유럽여행 출입국도장 한 쌍.
사실 이 여권의 핵심이자 전성기(?).
1/3 ~ 23까지의 3주 동안 유럽에 있다 중간에 미국으로 갔으니. 저 도장은 그 흔적이다.
(사실 이 때 감기걸린 상태로 비행기 타고 가면서 콧물이 끊이지 않아 엄청 고생했다. ;;;)
중국 환승비자는 귀국길에 환승하면서 찍은 것.
* 중국을 경유해 제 3국으로 갈 시,
대한민국 국적자는 베이징 등의 특정 지역 공항에서 환승할 경우 비자 없이 최대 72시간까지 환승 가능.
중국 : 베이징 수도 국제공항(入/出)
노르웨이 : 오슬로 가르데르모엔 공항(환승)
#5. 혼자 노는 핀란드 입국도장
비보르크 기차역에서 출국하고 핀란드로 들어가며 받은 도장이다.
러시아에서는 영어가 안 통해서 진땀을 뺐지만 여기서부터 영어가 통하니 막힌 속이 뚫렸다.
핀란드 : 바이니칼라 역(入)
이 쯤에서 드는 생각.
정말 해보고 싶지만 과연 쉬이 될까 싶은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
"나는 살아서 여권에 도장을 모두 채워볼 수 있을까?"
여권에 하나씩 채워지는 도장을 보며 설렘에 젖는 기분도 좋고,
이 도장 하나하나가 마치 자유인의 훈장과 같은 생각도 해본다.
어느 순간 여권을 펼쳤을 때, 도장으로 가득하다면 어떤 기분일까?
2018. 2. 25
Written by Konh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