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밖 유람기/러시아, 스페인, 포르투갈('19. 8. 2 ~ '20.1.28)

#97. 마드리드(1) - 대중교통 이야기 / 시내 활보

Konhistory 2020. 1. 31. 06:36

마드리드에서 돌아볼 곳은 쉽게 정리 가능하다. 가장 많이 찾는 곳을 꼽아보면...

마드리드 왕궁, 알무데나 대성당, 솔 광장, 스페인 광장, 프라도 미술관, 국립 소피아 왕비 예술센터,

엘 에스코레알, 전몰자의 계곡을 꼽을 수 있겠다.

여기에 더해 철도박물관, 아메리카 박물관(+꼼플루뗀세 대학), 국립 고고학 박물관 등등...

마드리드 시내에도 은근히 가볼 곳은 많다.

다만, 대개는 두 번째 줄의 장소를 주로 방문하고 근교 도시를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당일로 다녀올 수 있는 도시로는 세고비아, 아빌라, 쿠엥카, 톨레도, 바야돌리드, 살라망카, 아란후에즈가 있고

조금 더 멀리 본다면 부르고스, 사라고사도 있겠다.

짧은 여행이라면 이 모든 장소를 한 번에 돌아보기 어려우니,

여행의 성격에 따라 어딜 다녀올지 판단하는 일이 중요하다.

 

여행자의 친구, T-10. 바르셀로나는 종이로 된 카드를 줬지만, 여긴 나름 플라스틱 카드를 준다.

듣자 하니, 지하철-버스 간 환승이 가능한 카드도 있다고는 하는데,

그걸 찾다 날 샐 것 같아서 일단 T-10을 끊었다.

사용 시 주의사항이라면, 타 대중교통 간 환승 및 버스-버스 간 환승이 안 된다.

바르셀로나의 그것을 생각했다가는 바로 피 보는 수가 있다.

휙휙 깎여나가는 사용 횟수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는 나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마드리드의 T-10 역시 자동발매기에서 신용카드로 구매 가능하다.

만약 T-10을 다 사용했다면 다시 T-10 횟수를 충전하는 것도 가능하다.

충전 시 카드 사용 유효기간이 뜨는데, 최초 발급일로부터 10년이다.

 

마드리드 지하철 1호선. 바르셀로나보다야 깨끗해뵈지만 그 놈이 그 놈.

내가 마드리드를 찾은 2019년은 마드리드 지하철 최초 개통 100주년이었다.

그래서 1919-2019와 같은 안내판이 곳곳에 붙어있었다. 보기보다 오래된 지하철.

마드리드 지하철도 영어 안내방송은 전혀 없다.

대신 스페인어 역명을 알면 대충 어디서 내릴 지 알 수 있으니, 방송에 귀를 기울이면 된다.

단, 열차 소음이 심하면 그마저도 안 들릴 수 있으니 정 모르겠다면 정거장을 세던가,

역에 도착할 때 밖을 유심히 보자. 안내방송은 다음과 같이 나온다.

 

남성 : PRÓXIMA ESTACIÓN?

여성 : Sol.

남성 : CORRESPONDENCIAS CON?

여성 : Línea 2(dos), 3(tres).

이런 식이다. 말이 빠르지 않으니 집중하면 들을 수는 있을 정도.

간단한 스페인어를 알고 간다면 여행이 편해질 것이다.

 

각설하고, 첫 날에는 마드리드 왕궁과 솔 광장엘 갔다.

어차피 급할 것도 없거니와, 인생 느긋하게 살기 + 컨디션 저하로 인해 어디 많이 다닐 생각은 없었다.

 

마드리드 왕궁 전경. 매일 파랑파랑한 것만 보다가 칙칙한 걸 보니 적응이 안 된다.

마드리드 왕궁은 스페인 왕실의 공식 관저이긴 하나, 왕실은 마드리드 근교의 사르수엘라 궁에 머물고 있다.

보통 국왕 즉위식 등의 국가 행사가 있을 때 마드리드 왕궁에서 치른다고 한다.

생각보다(?) 그리 오래되진 않은 듯. 18세기 무렵에 다시 지어진 것이라

마드리드 사람들의 평에 따르면 이전의 왕궁에 비해 멋이 없다는 의견이 중론.

기존의 왕궁에 비해 지금의 마드리드 왕궁은 베르사이유 궁전을 모방했다는 평도 종종 보인다.

내부도 둘러볼 수 있는데, 입장료는 2020년 1월 기준 13유로.

 

왕궁 반대편의 알무데나 대성당. 들어가보진 않았다.
왕궁 내부 입구. 바로 앞에서 스페인 왕실 문장과 국장이 반겨주고 있다.
방 사이를 이어주는 복도이자 회랑. 확실히 화려하기보다 웅장함에 초점을 맞춘 게 아닌가 싶다.
왕궁 바깥의 열주(列柱). 확실히 규모가 크니 압도적이긴 하다.
왕궁 열주 옆으로 바라본 마드리드 시내 전경. 대도시긴 대도시다. 날씨가 흐린 게 영 마음에 걸린다.

왕궁 내부의 사진 촬영은 제한된 곳이 많아 내부 사진이 별로 없었다. 그나마 찍은 게 이 정도.

왕궁을 다 둘러본 다음 스페인 광장으로 갔는데, 스페인 광장은 공사중이라 가기도 어려웠다.

그래서 발길을 돌려 솔 광장으로 갔다. 누가 이야기하길 소매치기를 조심하라고 했는데,

다행히 가방에 자물쇠를 채워둬서인지 소매치기가 붙지는 않았다.

(이후로도 소매치기를 만난 일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사람 by 사람이라지만 이 점에 늘 감사를.)

 

솔 광장은 찾아가기 어렵지 않다. 마드리드 지하철 1, 2, 3호선 Sol 역으로 가면 바로 솔 광장이니,

지하철 노선도만 잘 보고 찾아오면 땡.

 

솔 광장 분수대. 날씨가 여전히 흐렸다.
솔 광장에 있던 카를로스 3세 동상.

사실 마드리드에서 위에 써놓은 곳을 가볼 수 있었으면 좋았겠으나,

사람 일이 마음처럼 되지 않을 때가 있음을 마드리드에서 뼈저리게 깨달았다.

몸이 무너지고 있음을 알지 못하고 일정에 맞춰 강행군을 한 결과가 좋지 않았다.

다음 편에 쓸 말이 점점 많아진다. 잊기 전에 다 써놓아야지.

 

2020. 1. 30

Written by Konh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