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밖 유람기/러시아, 스페인, 포르투갈('19. 8. 2 ~ '20.1.28)

#78. 무르만스크(1) - 운칠기삼(運七技三)이 아니고 오로지 운이다. 오로라 보기

Konhistory 2019. 11. 30. 03:29

스페인에 들어와서 고삐가 풀렸더니 숙취 + 독감이 들이닥쳤다.

덕분에 한국에서도 잘 안 가던 병원을 마드리드에서 다녀올 줄은 상상도 안 했다. 아프지 맙시다.

정리가 다시 늦어졌으니 다시 정리에 박차를.

 

무르만스크 기차역. 이미 무르만스크에는 겨울이 찾아왔다.

정확히 1달 전인 10월 28일 아침, 무르만스크에 도착했다. 이미 찾아온 겨울과 함께...

당장 저녁에 오로라 투어를 나가야 했기 때문에 숙소에 짐을 풀고 쉬었다.

저녁부터 시작해 새벽까지 진행되니, 낮에는 쉬어야 했다. 어차피 낮에도 해가 길게 뜨지 않아 해도 짧았다.

당일 체크한 오로라 예보에는 오로라 강도가 그렇게 센 편은 아니었기에 구름이 걷히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낮에는 그래도 해가 보였건만 밤이 되니 보기 좋게 날씨가 돌아섰다.

그래도 못 보는 게 아니라니 바로 출발.

 

오로라 헌팅 투어 때 대여한 방한복. 방한복 없었으면 내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날씨가 변덕스러워서인지 보기가 쉽진 않았는데, 아예 못 본 건 아니었다.

다만 내가 들었던 것처럼 '하늘에서 춤춘다'라는 표현을 쓸 만큼 강렬한 오로라 현상은 볼 수 없었다.

내가 무르만스크에 도착하기 이틀~사흘 전에는 강력한 오로라를 관측할 수 있었다는데,

정말 운이 모든 것을 좌지우지한다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건진 사진들 투척!

 

이 사진을 찍을 때는 구름 너머로 오로라가 보일 정도로 강했다.
구름이 없었으면 정말 강하게 보였을 것 같은 사진.

다음은 내 장비로 촬영한 사진. 장노출이 이렇게 어려운 건 줄 처음 느꼈다.

사진은 역시 계속 찍어봐야 아는 것임을 느끼게 해 준 시간이었다.

 

30초 장노출로 잡은 사진. 오로라는 나타났다가도 금세 없어지기에 찰나를 바로 잡아야 한다.
다른 하늘에서 잡은 사진. 바로 없어지다 보니 한 눈 팔 새가 없다.
이 이후로 오로라는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이렇게라도 오로라를 만난 것에 감사해야 하는가...

생각해보면, 자연 앞에서 인간은 그저 하나의 미물일 뿐, 무언가 위대한 존재는 아님을 다시금 느낀다.

자연에 압도당한 내 모습이 그러했다. 나중에 다시 보러 와야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그 때 과연 이 느낌을 다시 받을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었다.

 

<투어 관련 정보>

무르만스크도 오로라 헌팅 지역으로 알려지면서 최근에는 많은 업체가 생겼습니다.

인터넷에 'Northern light hunting program in Murmansk'라고 검색하면 상당히 많은 업체가 나오고,

여러 업체를 비교한 다음 본인에게 맞는 업체를 정해서 오로라 헌팅을 하면 됩니다.

단, 업체별로 방한복을 대여하는 곳도 있고 대여하지 않는 곳도 있으니 이 부분만 조심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로라를 찾아가는 과정이 길고 춥습니다. 한국에서 오신다면 핫팩을 챙겨오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2019. 11. 29

Written by Konhistory